[쿠키뉴스=이연진 기자] 부동산 시장은 8.25 가계부채 종합대책 발표 이후 정부의 의도와 다른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 정부대책을 비웃기라도 하듯 막차를 타려는 사람들로 시장의 열기는 더 달아오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신규 분양하는 아파트 모델하우스에는 이전보다 더 많은 사람이 몰리고 있고, 강남 재건축 시장은 투자자들로 후끈 달아오를 분위기다. 열기는 목동·노원 등으로 계속 번지고 있다.
지난 26일 삼성물산이 서울 종로구 운니동에서 분양한 '삼성 래미안 장위' 모델하우스에는 강북의 실수요와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북새통을 이뤘다. 주말 3일간 3만 여명이 방문하며 인산인해를 이뤘다.
부동산 개발업체 엠디엠(MDM)이 경기도 고양시 삼송지구 S1-7블록에서 선보인 'e편한세상 시티 삼송 2차' 모델하우스 역시 아침부터 입장 대기자가 이어져 주말 사흘 동안 2만 5000여명이 방문했다.
강남발(發) 재건축 투자 열기 역시 식을 줄 모르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단지는 개포주공3단지 재건축 아파트인 현대건설의 디에이치 아너힐즈다.
이 단지는 가계부채 대책 발표 다음날인 26일 청약 결과 평균 100대 1이 넘는 청약경쟁률을 경신하며 흥행대박을 터뜨렸다.
또 수도권 일부 지역에 남아 있는 미분양 아파트를 찾는 사람도 부쩍 늘었다. 정부가 공공택지 공급을 줄이겠다고 발표하면서 '희소가치'에 대한 기대 심리가 반영된 것이다.
정부는 주택 공급량 조절과 주택대출 심사 강화 등을 통해 서울 강남 등의 부동산 과열을 진정시키고 가계 부채를 억제하려고 했지만, 오히려 더 늦으면 안 된다는 심리를 자극해 수요자·투자자들을 시장으로 밀어 넣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공급 물량을 줄이겠다고 발표하면서 향후 집값이 오를 수 있다는 기대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며 "수요자들이 더 늦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 조바심을 내며 서둘러 분양시장으로 뛰어 들고 있어 역 효과가 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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