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성 교수 "대체근로 인정하고 직장점거 파업 금지해야"

박기성 교수 "대체근로 인정하고 직장점거 파업 금지해야"

기사승인 2016-09-26 18:33:19

[쿠키뉴스=이훈 기자] 노동조합 파업 중 대체근로를 인정하고 직장점거 파업을 금지해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박기성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바른사회시민회의에서 개최한 ‘속수무책 직정점거 파업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토론회에서 노조 파업 등 문제에 대해 잘못된 노동법이라면 이같이 주장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1987년 노동조합 설립이후 2012년까지 다섯 번을 제외하고 매년 파업했다. 파업누계일수는 382일간이며 이에 따른 생산차질 대수는 120만4458대, 금액으로는 13조3730억원에 달한다.

2013년 여름에도 예년과 같이 노동조합은 기본급 13만498원 인상과 상여금 800%(현 750%) 지급, 완전 고용보장합의서 체결, 자녀 대학 미진학 시 1000만원 '기술취득지원금' 지급 등 180여개의 사항을 요구하면서 파업에 돌입했다.

박 교수는 “현대차 국내 공장의 밀려있는 주문량이 15만대(2013년 8월말 기준)나 있고 파업기간에 대해서 타결 성과급과 일시금으로 임금지급이 확실히 예상되고 파업을 통해 상당한 정도의 임금인상이 이루어지는 상황에서 파업을 안 하는 바보는 없을 것”이라며  “파업은 근로자들에게는 임금인상의 가장 효과적인 수단일 뿐만 아니라 유급휴가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노조 파업은 기업 경영 악화로도 이어지고 있다. 자동차 공조부품을 생산하는 중견기업 갑을오토텍의 연매출액은 2015년 2800억원으로 창립 이래 최대 매출을 기록했으나 117억원 적자를 내며 2014년 60억원 적자에서 더욱더 심각해지고 있다.

갑을오토텍 관계자는 “경쟁사는 총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이 6~9%에 불과한데 반해 갑을오토텍은 최근 몇 년간 19~22%에 달하고 있어 기록적인 매출액에도 불구하고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박 교수는 대체근무를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따르면 국내에서 사용자가 쟁의행위(파업) 기간 중 그 쟁의행위로 중단된 업무의 수행을 위해 당해 사업과 관계없는 자를 채용 또는 대체할 수 없고 그 중단된 업무를 도급 또는 하도급 줄 수 없다.

박 교수는 “1953년 3월 노동쟁의조정법이 제정될 때 세계 최초로 등장한 이 조항(제11조)은 1987년 6・29선언 이후 노동조합의 막강한 힘의 원천”이라며 “그러나 쟁의행위 기간에 대체근로나 쟁의행위로 중단된 업무의 도급을 금지하는 규정을 가지고 있는 국가는 한국과 아프리카의 말라위 뿐”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선진국에서는 대체근무제를 실시하고 있다. 미국은 파업 시 일시적으로 외부 인력으로 대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임금인상 등을 목적으로 하는 경제적 파업(economic strike)의 경우 파업참가자가 복귀를 거절하면 영구적으로 대체할 수 있다.

프랑스에서도 파업 시 무기계약근로자를 채용해 대체하거나 그 업무를 도급 주는 것이 인정되고 있고 실제로 도급을 통한 대체근로가 많이 활용되고 있다. 독일에서도 파업 기간 중 신규채용, (하)도급 등의 방법으로 대체근로가 자유롭게 인정되고 있고, 다만 파견근로자로 대체하는 것은 금지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신규채용, (하)도급, 파견근로 등 다양한 방법으로 대체근로가 인정되고 있다.

박 교수는 “파업 기간 중에 대체인력을 구하는 것이 실제로 매우 어렵고 파업에 참가했던 노동조합원이 파업 종료 후 복직할 때 대체인력으로 파견근로자가 고용됐다면 계약이 종료됨에 따라 고용이 해지되어 쉽게 노동조합원이 복직할 수 있다”며 “노동개혁의 원칙인 임금과 생산성의 일치를 위해서는 모든 종류의 대체근로가 가능해야 한다. 파견근로자를 대체인력으로 사용하는 것도 허용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쟁의행위 기간 중 대체근로가 가능하려면 파업 등 쟁의행위는 사업장 밖에서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박 교수는 “현행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 42조에서는 주요 시설에 대한 직장점거파업을 금지하고 있으나 주요시설이 매우 제한적이어서(동법 시행령 21조) 실제로 모든 파업은 직장 점거파업”이라며 “직장 내에서 지속적인 시위·농성 ·소음 등으로 업무를 방해하지만 경찰력 등 공권력은 사용자가 요청을 해도 개입을 꺼리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상황에서 사용자가 취할 수 있는 대응수단은 직장폐쇄뿐”이라고 덧붙였다.

국내에서 직장폐쇄는 어렵다. 미국, 독일 등 선진국에서는 직장점거 파업이 불법이므로 실질적으로 직장폐쇄가 파업과 더불어 시작되지만 국내에서는 일정 요건을 충족해야만 사용자가 직장폐쇄를 할 수 있다. 더욱이 직장폐쇄의 적법성은 사법적 판단에 의해서만 확보된다.

박 교수는 “쟁의행위가 직장 밖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파업불참근로자나 대체근로자의 일할 권리를 보장해 주기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재산권과 영업권 보호차원에서도 정부가 강력하게 집행해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hoon@kukinews.com

이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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