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연진 기자] 11.3 부동산 대책 발표 후 수도권 아파트 분양 시장이 잔뜩 움츠러 들었다. 특히 분양을 계획했던 상당수의 단지들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 부터 분양보증을 받지 못해 일정을 무기한 연기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분양 성수기인 가을 이사철에도 불구하고 이번주 주말 서울에서 분양하는 단지는 단 한곳도 없다. 지난주에 이어 2주 연속 모델하우스를 개관하는 단지가 자취를 감췄다.
실제 이달 공급 예정이었던 수도권 아파트 신규 분양물량이 확 줄었다. 이달 초 기준 수도권에서 35곳 2만4642가구가 분양될 예정이었지만, 11.3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23곳 1만8453가구로 줄었다. 일주일 사이 6189가구나 감소한 것이다.
분양일정이 연기된 이유는 주택도시보증공사가 11.3 부동산 대책 발표로 분양보증 업무를 일시 정지시켰기 때문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는 분양 보증 업무를 담당하는 정부 산하기관으로 지난 3일부터 규제 대상지역 내 분양이 계획된 단지에 대한 분양 보증을 잇따라 미루고 있다.
분양보증은 20가구 이상을 공급하는 건설사가 사업 진행을 위해 가입해야 하는 보험이다. 만약 보증서를 발급받지 못한다면 분양 자체가 불가능하다.
HUG는 형평성과 시장 안정을 위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1순위 요건 강화·재당첨 제한 등의 내용을 담은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법률 개정이 필요해 이달 21일까지 이런 상황은 계속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HUG는 분양보증서를 21일 이후부터 발급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상태다. 이로써 내부 규정이 마련되기 전까지 현재 진행 중인 분양보증 관련 업무가 일제히 중단된다.
대형 건설업계 관계자는 "올해 안에 분양을 하려고 계획했지만 이번 부동산 대책으로 인해 분양 시기를 조절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올해가 두달 밖에 남지 않아 내년으로 미루는 사업장들도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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