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두 남자' 최민호 "아이돌 데뷔 전 연기 준비했다… 자신감 없었어” ②

[쿠키인터뷰] '두 남자' 최민호 "아이돌 데뷔 전 연기 준비했다… 자신감 없었어” ②

기사승인 2016-12-06 17:42:03

[쿠키뉴스=이은지 기자] (①에 이어) 숱한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연기를 하지만 개중 두각을 드러내는 이들은 따로 있다. 최민호, 혹은 샤이니 민호는 늦게 꽃핀 케이스다. 시트콤과 청춘드라마 등으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지만 제게 꼭 맞는 옷을 입기까지는 시간이 걸렸다. 샤이니로 데뷔하고 나서 2년 만에 연기를 시작했고, 이른 나이에 주목을 받았지만 시청자와 최민호 양쪽 모두의 성에 차지는 않았다. “처음에는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가 있었다”는 것이 최민호의 설명이다.

“2008년도 데뷔해서 연기 스타트는 2010년 말에 끊었어요. 주목을 많이 받았고, 그래서 더 많이 힘을 줬던 것 같아요. 아이돌로 데뷔하기 전에 연기에 대한 꿈이 더 컸거든요. 브라운관에 잘 나오고 싶었고, 더 멋있어 보이고 싶었고, 잘 하고 싶었죠. 그래서 저를 꾸미기 시작했어요. 그러면 안 되는 건데. 저를 예쁘게 해 주고 잘 입혀 주는 것은 스태프들이 하는 것이고, 저는 제가 해야 할 일을 충실히 수행해야 하는데 저를 자꾸 스스로가 ‘연예인 최민호’로 포장하고 있었던 거예요. 그러다 보니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가 오히려 더 힘들었죠. 제가 그러고 있다는 것을 느끼기까지 오래 걸렸어요. 일찍 데뷔를 해서 나이로 보면 남들보다 일찍 철들었다고 하는 분들도 계신데, 연차에 비하면 오래 걸렸죠. 지금은 그러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알아요. 스스로에게 충실해야 더 발전할 수 있다는 것.”

최민호는 어렸을 때 딱히 연예인이 되고 싶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생각조차 해 본 적이 없단다. 길거리에서 캐스팅되고, 회사에 소속되면서 연예인의 꿈을 꾸게 된 케이스다. 연습생 계약도 ‘연기를 해 보자’는 화두가 주축이 되었고, 최민호 본인도 연기를 하게 될 거라고 생각했다. 막상 회사에서 “아이돌 그룹 멤버로 데뷔를 준비해 보자”는 이야기가 나왔을 때도 데뷔하지 못한다 해도 연습은 소중한 경험이 될 거라고 생각해서 열심히 준비했다.

“저는 주어진 일이 있으면 최선을 다 하는 성격이기 때문에 데뷔를 염두에 두지 않았어도 진짜 열심히 하긴 했어요. 그런데 진짜 데뷔한 거예요. (웃음) 막상 데뷔하고 나서도 시간이 너무 빨라 믿기지 않았어요. 지금도 시간은 빠르지만 그땐 더 빨랐죠. 문제는 스스로에 확신이 없는 채로 데뷔했다는 거였어요. 아무 것도 모르는 채로 사회생활에 발을 내딛었는데, 알아야 할 것도 많고 바빴죠. 점점 자신감이 떨어지고 낯도 가리게 되고, 말도 잘 못 하게 됐어요.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제가 하면 안 될 것 같았고, 멤버들에게 많이 기댔어요.”

최민호는 한 마디를 하면 그 말 그대로가 최민호 본인에 대한 평가로 돌아오는 게 무서웠던 것 같다고 밝혔다. 별 것 아닌 것도 크게 받아들였고, 잘못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강박도 있었다. 그것을 깰 수 있었던 시기는 연기를 시작한 시기와 일치한다. “그 때 연기를 시작하면서 홀로 예능에 나가고, 첫 콘서트 무대에 서기도 했죠. 그 때부터 자신감이 생기고, 남들에게 기대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아요. 지금은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나 자신감이 있어요. 언제나 좋은 쪽으로 생각하려고 하고 있죠.”

샤이니로는 9년차, 연기자로서는 7년차다. 많이 변한 최민호지만 변하지 않은 것도 있다. 바로 열심히 하는 것이다. “오래 활동하고 작품을 소화하다 보니 노련해진 것은 사실이에요. 그렇지만 어떤 일이 주어졌을 때 최선을 다 하고, 온전히 매진하는 것은 데뷔 때와 똑같아요. 예전에는 앞만 보고 달려갔다면, 지금은 천천히 걸어가면서. 옆도 둘러볼 수 있는 여유가 생긴 정도랄까요.” 

여유가 생긴 최근, 무슨 생각을 가장 하느냐는 질문에 최민호는 진지하게 고민했다. “요즘은 ‘사람들에게 어떤 모습을 또 보여드릴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해요. 사적인 영역에서는 ‘어떻게 기분 좋게 하루를 마무리할까?’하는 생각부터 ‘오늘은 누구한테 연락하지?’ 같은 것들이 많네요. 일정 끝나고 혼자 집에 있을 때 좀 외로운가 봐요. 그럴 때는 바빠서 다행인 부분도 있죠. (웃음)”

“잘생겼다는 말이 질린 적은 단 한 번도 없다”는 최민호의 ‘두 남자’는 현재 상영 중이다. 19세가. 

onbge@kukinews.com

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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