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성의 커피소통㉓] 오스트리아 커피숍의 성공비결

[최우성의 커피소통㉓] 오스트리아 커피숍의 성공비결

기사승인 2017-01-12 16:09:02

비엔나 커피는 어린 시절 커피에 대해 호기심을 갖게 해준 커피다. 아이스크림을 얹은 커피는 보기에도 맛있어보였고, 언젠가는 한번 먹어보고 싶은 그런 음식이었다. 필자가 오스트리아 빈에 갔을 때 비엔나커피란 메뉴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그 대신 아인슈페너 커피가 필자가 어렸을 적 보았던 커피와 비슷했다. 아인슈페너 커피는 마부들이 운행을 나가기 전에 뜨거운 커피를 빨리 마시기 위해서 식혀 마시라고 카페주인이 만들어준 것이 그 시작이라고 한다.  

오스트리아의 커피숍은 빈에서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것은 정복에 나선 합스부르크 왕가의 지배자들과 함께 주변국가로 퍼져나갔다. 마리아 테레지아가 18세기 중반에 커피제조업자들의 조합과 맞섰을 때에 커피숍은 잠시 위기를 맞았지만, 이를 철폐한 후에 커피숍은 우후죽순처럼 많아졌다. 빈 사람들의 생활은 커피숍을 중심으로 이어졌다. 그들은 커피숍에서 아침식사를 했다. 그들은 하루에 세 번 그곳에 드나들었는데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그들은 아침 여덟시에서 아홉시 사이에, 그리고 정각 세시, 마지막으로 저녁 아홉시와 열시사이에 방문했다. 커피숍을 세 번 방문하는 습관은 대부분 확고하게 지켜졌다. 

커피숍 주인이나 종업원들은 손님을 대하는 데에 있어서 그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섬세한 기교를 사용했는데, 손님들에게는 특별한 호칭을 부여했다. 신분이 높은 사람들의 이름에는 폰(VON)이라는 호칭을, 성직자들에게는 교수님, 박사님 등의 호칭이 덧붙여졌다. 호칭은 대부분 신분보다 높이 붙여졌으며, 자주 방문하는 손님일수록 더 환영받았다. 커피숍마다 단골이 있었는데, 만약에 그 단골을 잃어버리게 된다면 이것은 커피숍 주인의 수치로 여겨질 만큼 손님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빈 사람들이 커피숍을 열광적으로 찾게 된 이유는 대략 두 가지였는데, 첫 번째는 당구대였고, 두 번째는 신문이었다. 당시의 당구대는 마치 오늘날의 볼링과 비슷했는데 당구요금은 포도주 2리터를 살만큼 비쌌지만 당구대 주변으로는 언제나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여흥을 즐기기에 충분한 오락시설이 마련되어 있었다는 것이 첫 번째 성공 이유였고, 신문은 더 중요한 성공요인이었다. 신문을 카페에 처음 비치한 사람은 크라머라는 카페 주인이었는데, 그는 상인들과 작가들, 성직자들과 공무원들은 새로운 소식에 대한 욕구가 있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이는 대단한 성공으로 이어졌다. 그는 독일어로 간행된 신문과 잡지,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영어로 간행된 모든 신문들과 잡지들을 정기구독 했다. 이는 대단히 많은 돈을 지출해야 했지만, 크라머의 카페는 독서실로 변모하였고 호기심 때문에 일부러 카페에 찾아오는 손님들까지 생겨나기도 했다고 한다.

빈의 커피숍 인테리어는 비교적 단순했다. 치장이라고는 로코코 스타일의 곡선 장식이 달린 거울 몇 개가 전부였는데, 그러다가 점차 화려해지기 시작했다. 1820년 프랑켄가에 문을 연 은색 커피숍에서 처음으로 비싼 장식들을 사용한 인테리어 장식이 등장했다. 주인인 이그나츠 노이너는 모든 식기와 서비스 기구, 그리고 외투와 모자를 걸 수 있는 벽걸이도 은으로 주문제작 했다. 이전에는 커피숍 출입을 주저하던 여성들이 화려한 장식에 반해 이 카페를 자주 드나들었다고 한다.

오스트리아 커피숍의 성공의 비결은 고객만족에 있었다. 그들은 당시에 자기들이 할 수 있는 한 최대로 손님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려고 있고, 이것은 카페의 성공으로 이어졌다. 오락에 관한 욕구, 문화에 대한 욕구, 그리고 화려함에 관한 욕구 등 손님을 행복하게 하기위한 노력이 이어졌던 것이다.

오늘날 대한민국의 카페들은 손님들을 위해서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새로운 시도는 하고 있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글=최우성(인덕대 외래교수. 커피비평가협회(CCA) 서울 본부장, 웨슬리커피 LAB 원장)

사진=프랑스 파리 몽마르뜨언덕의 카페

이다니엘 기자
dne@kukinews.com
이다니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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