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창원=강승우 기자] 사측의 휴업‧임금피크제 도입을 두고 마찰을 빚고 있는 경남 창원의 S&T중공업 노사 갈등이 재점화 될 것으로 보인다.
사라진 노조 현수막이 뜻하지 않게 노사 현안의 ‘복병’으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3일 금속노조 S&T중공업지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새벽 창원시 성산구 중앙동 S&T저축은행 주변 지하도에 내걸린 현수막 3장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사라진 각각 현수막에는 사측의 휴업 중단 등을 촉구하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사측은 경영상의 이유를 들어 2015년부터 일부 생산직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휴업을 진행해오고 있다.
하지만 노조는 사측이 휴업할 만큼 경영난을 겪고 있지 않는데도 ‘억지 휴업’을 강요하고 있다며 철회를 촉구하는 천막농성을 지난달 3일부터 해왔다.
앞서 지난달 15일 새벽에도 현수막 3장이 사라졌던 터라 노조는 누군가가 고의로 현수막을 떼어간 것으로 의심해 “누구의 소행인지 밝혀 달라”며 경찰에 신고했다.
그런데 지난달 30일 사라진 현수막은 회사 인사팀 직원 2명의 소행이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노사 교섭에도 차질을 빚게 생겼다.
노조는 3일 “사측의 이중적인 모습에 실망을 넘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용의자들이 회사 직원으로 확실히 판명된다며 이에 대한 모든 책임은 회사가 져야 할 것”이라며 성토했다.
사측도 입장자료를 통해 “애사심에서 나온 개인의 우발적인 행위”라면서도 “노조가 설치한 천막과 현수막은 행정기관의 사전 승인 등 불법 설치물로, 회사와 개인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행정기관이나 노조가 현수막을 자진 철거하지 않으면 직접 철거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설 연휴를 앞두고 노사가 대화를 시도하면서 공전 중인 교섭의 물꼬가 트이는 듯 했다.
그러나 사라진 현수막이 ‘복병’으로 등장하면서 갈등이 재점화되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사측의 휴업 문제 등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장기화될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오는 7일 노조의 교섭 요구에 사측이 받아들일지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