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블랙넛의 성희롱 가사도 힙합 문화일까

[친절한 쿡기자] 블랙넛의 성희롱 가사도 힙합 문화일까

블랙넛의 성희롱 가사도 힙합 문화일까

기사승인 2017-05-06 12:57:02

[쿠키뉴스=인세현] 래퍼 키디비가 블랙넛의 성희롱 가사에 대해 “강경대응하겠다”며 칼을 빼 들었습니다. 키디비는 블랙넛의 연이은 성희롱 가사에 대해 더 이상 참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키디비는 지난 5일 자신의 SNS에 장문의 글을 게재해 블랙넛과 자신에 대한 유언비어를 퍼트리는 이들에 대한 불편한 심경을 전했습니다. 키디비는 “‘래퍼카’에서는 내 캐릭터답게 넉살 좋게 쿨하게 웃으며 넘기려 했다. ‘인디고 차일드’ 기사 처음 봤을 때? 나도 여잔데 상처 받았다”며 “하지만 제가 카메라 앞에서 시무룩하고 속상해하면 제 가족들의 마음은? 팬들의 마음은? 때로는 억지로라도 씩씩해져야할 상황이 오는 거고 저는 이런 상황에서 더 강해져야만 한다”며 문제가 되는 상황에서도 주변을 생각해 참아야 했다는 심경을 토로했습니다.

앞서 키디비는 지난해 6월 AKATV ‘래퍼카’에 출연해 “저는 털털한 편이라서 상처를 덜 받았지만, 다른 여자분들이었다면 진짜 상처를 받을 수 있다”며 “블랙넛이 그런 가사를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건 솔직한 것이 아니다”라며 블랙넛의 가사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키디비는 성적 모욕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애써 참았던 셈입니다.

하지만, 블랙넛은 자신의 노래 ‘투 리얼’(too real)에 다시 한 번 키디비를 등장 시켰습니다. 가사는 여전히 저급하고 저열한 내용입니다. 팬들의 제보로 이 노래를 접한 키디비는 “심호흡하고 봤는데 진짜 해도 너무 하더라”며 “너무 화가 났고 수치심 때문에 제정신이 아니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그때 제가 ‘한 번만 더 참자’한 것이 잘못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같은 블랙넛의 가사 논란은 꾸준히 이어져 왔습니다. 블랙넛은 과거 빈지노, 타블로, 윤미래, 데프콘 등을 디스(가사로 상대방을 공격하는 것)한 바 있습니다. 여러 차례 논란이 됐지만, 블랙넛은 공격 수위를 낮추지 않았고 이를 즐기는 듯한 모습을 보였죠. 음악과 랩으로 이름을 알리기보다는 누군가를 모욕하는 가사와 기행으로 자신을 알린 것입니다.

강경대응 입장을 밝힌 키비디에게 “법적으로 대응하라”며 격려와 응원을 보내는 여론도 있는 반면 “래퍼답게 랩으로 대응하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러한 목소리를 의식한 것일까요. 키비디는 “저와 제 가족, 그리고 저를 아껴주는 팬들에게 블랙넛은 금지어처럼 여겨지는 존재다. 그만큼 트라우마”라며 “가사에 이름을 쓰기도 더러운데 무슨 맞디스. 님들 눈에는 저게 리얼 힙합? 리얼 힙합 다 죽었다”고 비판했습니다. 키비디의 말처럼 논란과 화제만을 위한 가사가 ‘진짜 힙합’과 무슨 상관이 있는지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한 차례 참고 넘어갔음에도 불구하고 블랙넛은 또 다시 문제가 될 만한 가사를 썼습니다. 가사에 언급된 당사자인 키디비는 성적 수치심에 괴로운 심경을 밝혔고 이에 관해 강경하고 합당한 대응을 할 예정입니다. 창작자는 자유롭게 창작물을 만들고 공개할 권리가 있지만, 이에 대한 책임을 질 의무도 있습니다. 대중문화 혹은 그저 재미라는 미명 아래 특정인을 공개적으로 모욕하고 수치심을 준 블랙넛에게 뒤따를 의무는 무엇일까요.

inout@kukinews.com

인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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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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