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박예슬 기자] 바이러스 및 의진균(인체에 감염을 일으켜 병을 유발하는 진균) 분야의 병원체자원전문은행이 이달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이와 관련 질병관리본부는 국내 병원체자원의 수집·관리 및 분양활용을 강화하기 위해, 분야별 병원체자원전문은행 운영을 시작함과 동시에 국가병원체자원은행의 업무범위를 확대한다고 17일 밝혔다.
병원체자원이란 보건의료 연구 또는 산업을 위해 실제적이나 잠재적인 가치가 있는 자원을 말한다. 구체적으로 인간에게 감염병을 일으키는 세균, 진균, 바이러스, 원충 등 병원체 및 관련 정보 또는 병원체로부터 유래해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세포물질, 항원, 항체 등의 파생물질 및 관련 정보를 통칭한다.
병원체자원은 유행양상 및 토착성에 따라 각기 다른 특성을 보유하고 있는데, 따라서 백신·치료제·진단제 개발 연구시 우리나라 환경에 맞는 병원체자원을 이용해야 한다. 아울러 나고야의정서 발효, 생물테러 위협 등의 이유로 자국의 병원체자원을 타국에 제공하지 않는 사례가 늘고 있어, 병원체자원에 대한 국내 연구자의 접근 보장과 전문화된 수집 체계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러한 필요성으로 ‘병원체자원의 수집·관리 및 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약칭 병원체자원법)이 제정돼 지난 2월4일 시행한 바 있다. 질본은 각 병원체의 수집·분석·보존에 전문성을 기하고자 병원체자원법 제9조에 근거해 분야별병원체자원전문은행을 지난달 26일 지정했고, 이달 7월부터 2개 분야(바이러스·의진균)의 병원체자원전문은행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분야별병원체자원전문은행은 각 분야에 전문화된 수집·관리·분석·분양 업무를 수행하며, 학계·산업계와의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등 해당 분야 병원체자원에 대한 연구개발을 촉진한다. 이러한 병원체자원전문은행은 병원체자원의 안정적 관리와 활성화를 위해 국고보조를 통해 운영되며, 앞으로 5년간 6개 분야로 확대될 예정이다.
바이러스 병원체자원전문은행은 고려대학교가 지정됐으며, 의학과 송기준 교수가 은행장을 맡는다. 의진균 병원체자원전문은행은 가톨릭관동대학교가 지정됐고, 김자영 교수가 은행장을 맡기로 했다. 이와 더불어 질본 국립보건연구원은 병원체자원법에 근거해 국가병원체자원은행의 국내 병원체자원 수집·분석·평가·보존·분양 업무를 확대할 방침이다.
국가병원체자원은행은 국내 감염병 연구의 기반마련을 위해 2020년까지 병원체자원 1만주 확보를 목표로 운영하고 있다. 특히 병원체자원법의 시행에 따라 국가병원체자원은행은 국내 병원체자원의 현황조사, 국내 유용병원체자원의 국외반출 관리 및 외국인의 병원체자원 취득관리도 수행한다.
참고로 국내에서 수집한 병원체는 국외반출 승인 또는 신고 대상이나, 단 보건복지부장관이 인정하는 기관 간 학술협약에 따라 반출하는 경우에는 신고를 제외토록 했다.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수집된 병원체자원을 국가병원체자원은행에서 수집하도록 함에 따라 법정감염병 원인병원체의 활용성이 강화될 것으로 질본은 전망하고 있다.
질본 관계자는 “분야별병원체자원전문은행의 운영과 국가병원체자원은행의 업무 확대는 나고야의정서 발효, 생물테러 위협 등의 이유로 병원체의 국가 간 이동이 제한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국내 감염병에 대한 치료·진단제 개발의 기반을 보장하고 국내 보건의료산업의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yes22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