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성의 커피소통51] 고속도로 커피 프랜차이즈의 커피 값은 적당한가?

[최우성의 커피소통51] 고속도로 커피 프랜차이즈의 커피 값은 적당한가?

기사승인 2017-07-29 10:37:57

이 대리는 가족과 함께 모처럼의 여름휴가를 떠났다. 목적지는 경남 남해, 해수욕과 삼림욕을 함께 즐길 마음에 운전대를 잡은 이 대리의 마음이 흥겹다. 아내는 휴가 짐을 싸느라 조금은 피곤해 보이고, 6살 막내는 어제 마트에서 산 튜브를 들고 신나 한다. 이제 막 사춘기에 들어선 첫째 딸은 시크한 표정으로 이어폰을 귀에 꼽고 창문 너머로 시선을 던지고 있다. 

이게 얼마만인가? 그동안 회사 일이 너무 바빠서 가족들과 외식 한번 제대로 못했는데, 이번에는 쥐꼬리 만큼이지만 휴가비도 나와서 큰맘 먹고 남해의 펜션을 예약해 놓고 가는 길이다.

“여행을 떠나자~ 야야야야 바~다로~” 이 대리의 입에서 노래가 흘러나왔다.  

그런데 고속도로에 들어서자마자 길이 막히기 시작했다. 가다가 서고, 한동안 밀리다가 풀리고, 운전대를 잡은 이 대리가 피곤해 하자, 아내는 다음 휴게소에서 쉬었다 가자고 했다. 도착한 휴게소는 인산인해였다. 이대리가 아내에게 “정말 많은 사람들이 휴가를 떠나네...” 말하자, 이 대리의 아내도 자기도 놀랐다는 표정으로 말을 건넨다. “커피 한잔 마시고 가요~급할 것도 없는데...” 

우리나라 고속도로 휴게소는 정말 시설이 좋다. 화장실은 물론이고 식당에 가면 맛있고 다양한 음식들이 준비되어 있다. 그리고 커피를 파는 전문점들도 다양한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커피 매니아인 이 대리는 평소 즐겨 찾던 커피 전문점이 눈에 띄어서 반가운 마음에 찾아갔다. 그런데 평소처럼 커피 두 잔을 주문하고 할인카드를 카드신용카드와 함께 전달했는데, 할인이 안 된단다. 민망한 마음에 적립은 되냐고 물었더니 그것도 안 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커피를 받아들고 돌아서면서 이 대리는 아내한테 말한다. “그렇게 비싼 돈을 받고 적립도, 할인도 안 된다는 게 말이 되나?” “제대로 된 쉴 수 있는 공간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일반 매장보다 서비스가 좋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더 맛있는 것도 아니고...” 아내는 남자가 뭘 그런 것을 가지고 쪼잔하게 그러냐고 핀잔을 준다. 이 대리는 더운 날씨에 제대로 열이 받았다. “내가 말하면 그렇다고 하면 될 것을... 그렇게 한 마디 해야 되나?” 

이 대리가 속상한 것은 돈 몇 푼 때문이 아니다. 가격이 합리적이지 않다고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소비자는 자기가 낸 돈에 걸 맞는 대우를 받을 권리가 있다. 하지만 고속도로 휴게소의 커피 프랜차이즈 전문점은 서비스 대비 가격이 비싼 것이 사실이다. 고속도로 휴게소의 임대료가 얼마인지 몰라도 서울의 도심에 있는 건물 임대료 보다 비싸다는 것일까? 고속도로의 핵심 지역의 휴게소에 위치하고 있어서, 찾는 손님이 적지 않고 모든 메뉴가 “테이크 아웃”이기 때문에 회전률도 100%에 달한다. 

이 대리는 운전하는 내내 생각했다. “앞으로는 자판기 커피를 마시든지, 아니면 안 마시는 한이 있더라도 고객을 물로 보는 그런 커피 전문점을 이용하지는 않겠다고...”

2017년 현재 통계에 따르면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의 숫자는 253개소이며, 올해 이용객은 하계 휴가 특별교통대책기간(7.21~8.10)동안 일 평균 483만 명. 총 10,149만 명이 이용하여 지난 해 대비 2.4% 증가할 예정이다. 커피 프랜차이즈 전문점의 충성고객이 고속도로 휴게소의 커피전문점을 이용하는 순간 증발해 버릴 수도 있다는 점을 업계는 기억해야 할 것이다.

글=최우성(인덕대 외래교수. 커피비평가협회(CCA) 서울 본부장, 웨슬리커피 LAB 원장)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