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즈넉한 전통가옥과 소담스런 꽃 정원. 마을을 휘감아 흐르는 내성천 위로 외나무다리가 어우러진 경북 영주의 무섬마을.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물돌이 마을인 무섬마을에서 오는 23일 가을의 정취와 함께하는 ‘2017 영주무섬외나무다리축제’가 개최된다.
무섬마을은 물 위에 떠있는 섬을 뜻하는 말로, 마을 전체가 국가지정 중요민속문화재 제278호로 지정됐으며,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외나무다리를 건너 마을에 들어서면 해우당 고택(경상북도 민속문화재 제92호)과 만죽재 고택(경상북도 민속문화재 제93호) 등 ㅁ자형 가옥과 까치구멍집, 겹집, 남부지방 민가 등 경북 북부지역의 전형적인 양반집 구조를 갖춘 9개의 고택을 만날 수 있다.
역사가 100년이 넘는 가옥도 16채나 남아있어 마을 전체가 전통 주거 민속 연구의 귀중한 자료로 가치를 높이 평가받고 있다.
이처럼 다른 곳에서는 만날 수 없는 특별하고 눈부신 풍경이 각종 드라마와 영화, 광고 등을 통해 소개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축제의 주제이자 무섬마을의 상징이기도 한 외나무다리는 ‘시집올 때 가마타고 한 번, 죽어서 상여 타고 한 번 나간다’는 애환이 서린 곳이다.
콘크리트 다리가 놓이기 전인 30년 전까지 마을과 세상을 연결하는 유일한 수단이자 통로로 이용됐으며, 마을에서는 해마다 축제를 열어 이를 추억하고 전통문화를 이어가고 있다.
축제 프로그램도 전통을 느낄 수 있도록 구성됐다. 선조들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무섬외나무다리 퍼포먼스, 전통혼례, 작은 음악회, 북(Book) 콘서트, 지역문화예술 공연, 전통 상여행렬 재현 등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또 무섬마을 스토리텔링 고택문화 전시와 체험, 코스모스 꽃길 걷기 및 자전거 여행, 무섬마을 동화원화 전시 등의 행사가 마련돼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영주무섬외나무다리 축제 관계자는 “빠르게 변하는 시대 속에서도 분명 더디게 흘러가는 공간은 있기 마련이다”며 “쉬엄쉬엄 걸으면서 느림의 미학을 느낄 수 있는 무섬마을에서 몸과 마음이 한결 차분해지고 여유로워지는 경험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영주=김희정, 노창길 기자 shin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