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하는 제약사, CSR(기업의 사회적책임)도 진화한다

소통하는 제약사, CSR(기업의 사회적책임)도 진화한다

기사승인 2017-09-19 00:02:00
경기침체 장기화 속에서도 기업들은 CSR(기업의 사회적책임) 규모를 늘리고 사회 현안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신규 프로그램을 론칭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발행한 ‘2016년 주요 기업 및 기업재단 사회공헌백서’에 따르면 주요 기업 255개사가 2015년 한 해 동안 지출한 CSR 규모는 2조9020억5037만원으로 전년 대비 6.8% 증가했다. 또 응답기업 10곳 중 7곳(67/6%)이 220개의 사회책임 프로그램을 신규 론칭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속적인 소통이 만들어 낸 자발적 공감대 형성 
사회책임활동은 질적으로도 진화하고 있다. 사회책임활동의 초기형태는 특정 대상에게 장학금이나 병원비, 공연 등을 지원해주는 ‘경제적·정서적 지원’(CSR 1.0)이었다면, 특정 대상 또는 대중에게 지속적으로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소통하는 ‘체험 지원’(CSR 2.0)의 형태로 점차 발전해왔다. 

최근에는 CSR 2.0 모델은 단발성에서 그치지 않고 10년 이상의 장기적인 소통을 통해 자발적인 사회 공감을 이끌어내는 ‘소통·공감’(CSR3.0)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

◎제약업계, 장수 사회책임 프로그램으로 지속적인 소통 강화 
국내 제약업계도 다양한 CSR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전에는 단발성으로 단순히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그쳤다면 최근에는 전사적인 행사로 변모시켜 장기 프로그램으로 전환하고 있다. 

대표 장수 사회책임 프로그램으로 꼽히는 사노피 ‘초록산타’는 신체적 아픔을 겪는 환아들이 치료과정과 일상생활에서 정서적으로 보다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경제적·정서적 지원을 넘어 지속적인 소통으로 진화·발전한 ‘초록산타’는 약 18년 간의 프로그램 확대·다양화를 통해 대중들의 자발적인 공감대를 형성하며 CSR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2004년 사회적 기업 ‘아름다운가게’에 움직이는 가게 4호 차량을 초록산타 트럭으로 기증한 것을 시작으로 환아들의 의료비 및 교육비 지원 뿐 아니라 추억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정서적 지원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사노피는 2013년 파일럿 형태로 시작한 체험형 프로그램 ‘초록산타 상상학교’는 8~10주간 진행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환아 및 가족들이 치료 과정에서 받는 정서적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긍정적인 삶의 에너지를 채워나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효과성 연구도 함께 진행하고 있는데 3년 연구 결과 실제로 환아의 자존감과 가족관계를 개선하고 우울감을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아름다운가게, EBS 육아학교와 공동으로 7주간 ‘초록산타 캠페인’을 진행해 많은 부모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만성·희귀난치성질환 환자들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대중 대상으로 외관을 확장한 캠페인으로 카드툰을 시작으로 단편 영화, 오프라인 강연, 페이스북 라이브 중계, 감상평 이벤트 등 초록산타에서 새롭게 시도하는 형태의 스토리텔링 참여 캠페인으로 진행됐다. 

특히 ‘꼬리 긴 채희’라는 단편 영화를 제작해 8만7293 뷰(view)를 기록하며, 만성·희귀난치성 질환을 가진 아동, 청소년들이 편견 때문에 겪는 어려움을 체감해볼 기회를 마련해 사회적 공감을 이끌어냈다.
  
한국화이자제약은 2010년부터 ‘조손가정 행복만들기 캠페인’을 통해 50명의 조손가정 어린이를 지속적으로 후원해오고 있다. 연례 진행되는 ‘화이자 꿈꾸는 캠프’와 더불어, 매월 아동들의 방과 후 교육 활동비 후원, 건강 검진을 비롯해 자사 임직원들의 멘토링 활동 등을 통해 조손가정 아동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심리적 정서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최근에는 소아 심장병 환우들을 위한 ‘클로버(CLOVER)’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는데 VR(가상현실)이라는 디지털 디테일링 기법을 접목해 의료진들이 새로운 방식으로 소아 심장병 환우들과 공감할 수 있도록 기획한 것이 특징이다. 의료진 한 명이 VR 기기 또는 휴대폰을 이용해 캠페인 영상을 끝까지 시청하면 화이자에서 일정 금액을 적립해 소아 심장병 환우들의 치료를 위해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얀센은 국내 제약업계의 가장 오래된 사회책임 프로그램인 ‘폴 얀센 장학금’을 진행하고 있다. 1989년부터 시작된 ‘폴 얀센 장학금’은 정신장애인을 가족으로 둔 청소년들을 경제적, 정신적으로 돕기 위해 조성된 장학금이다. 

특히 폴얀센 장학생으로 선정된 초·중·고등학생 중 지원한 학생에게는 정서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대학생, 대학원생 멘토 프로그램을 받을 수 있어 정서적 유대감과 심리적인 지지를 함께 제공한다. 
 
한국로슈는 2012년부터 유방암 환우를 위한 사회책임 프로그램 ‘힐링갤러리’를 매년 진행하고 있다. 작년 여덟 번째 시즌을 맞은 ‘힐링갤러리’는 다수의 유방암 투병 명사들과의 토크쇼 및 미술 심리 치유 클래스 등으로 유방암 환우들에게 희망과 치유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한국GSK는 2013년부터 국제 구호개발기구인 ‘세이브더칠드런’과 세계 빈곤아동 1백만 명의 생명 구호를 목표로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체결해 임직원의 자발적인 모금과 자원봉사, 회사의 매칭 펀드를 통해 기금을 조성하고 각국의 세이브더칠드런에 전달하고 있다. 

올림푸스한국은 2015년부터 치료에 지친 소아청소년 암환우를 대상으로 사진예술 교육 사회공헌 프로그램 ‘아이엠 카메라’(I am Camera)를 진행하고 있다.

오랜 병원 생활로 지친 환우들이 ‘카메라’를 통해 ‘나’를 표현하고, ‘나’의 정체성을 찾아간다는 의미로 기획됐으며, 올해는 처음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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