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채영의 국내 작품 복귀는 꽤 오랜만이다. 물론 예능으로 많은 시청자들이 배우 한채영의 매력에 빠졌지만, 브라운관과 스크린에서는 한채영의 소식이 끊기다시피 해왔다. 그래서 영화 ‘이웃집 스타’(감독 김성욱)는 한채영에게 더욱 각별하다. “그 전에는 도시적이고 도도한 스타일의 역할을 주로 해왔잖아요. 편안한 캐릭터를 보여드리고 싶기도 했지만, 여성이 투 톱 주연이라는 점도 제게는 특별했어요.” ‘이웃집 스타’의 개봉을 앞두고 서울 팔판로의 한 카페에서 마주앉은 한채영의 말이다.
한채영이 맡은 역할은 숨겨놓은 여중생 딸이 있는 톱스타 여배우 한혜미다. 혜미는 딸의 바로 옆집에 살면서 딸이 좋아하는 아이돌 가수와 연애를 하는 등, 천방지축 성격을 가지고 있다. 언뜻 아이 엄마라는 면에서는 한채영이 아이 엄마인 것과 일맥상통한 선택이 아닐까 싶었지만, 한채영은 “그런 면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이 엄마라서 작품 택했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어요. 듣고 나니 저도 스스로 ‘아, 고려했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하하. 그런 부담감이나 고민은 전혀 없었어요. 요즘 엄마들 모두 얼마나 어리고 매력적인데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엄마’라는 고정관념에 하나도 들어맞지 않는 캐릭터가 혜미예요. 혜미의 설정이 재미있다고 생각해서 선택했죠.”
국내 복귀가 오랜만이라는 말에 “꾸준히 일했는데, 아무래도 국내에서 보이지 않으니 대중분들이 그렇게 생각하시는 것 같다”고 한채영은 답했다. ‘언니들의 슬램덩크’ ‘오지의 마법사’ 등 예능으로 활약하기 전에는 몇 년 간 국내에서 보이지 않았으니 그럴 법도 하다. 그러나 한채영은 중국에서도 꾸준히 활동해왔다. 누군가는 육아 때문에 쉬는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을 수도 있지만 한채영은 “육아와는 상관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저도 데뷔한지 오래 됐잖아요. 데뷔 초에는 일을 하면서 두려움이나 겁이 많았어요. 사람들이 저를 볼 때 어떻게 볼까? 하는 고민이 많았죠. 또 항상 ‘잘 해야겠다’는 부담이 컸고, 뭔가 잘못하면 안 된다는 압박감을 느꼈어요. 그렇지만 요즘은 조금 달라졌어요. 일을 즐길 수 있게 됐달까요? 제가 하고 싶은 일들을 하고, 하고 싶지 않은 일이 때론 있더라도 즐겁고 행복하게 하고 있는 저를 느끼고 있어요.”
예전과는 분명 많이 달라진 것을 스스로도 알고 있다고 한채영은 말했다. 그러나 변하지 않은 것도 있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욕심이다. “저는 정말 끊임없이 일을 하고 싶어요. 예를 들면 데뷔하게 된 10년 전에는 제가 예능 프로그램을 찍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도 못했거든요. 10년 후에는 제가 뭘 또 하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꾸준히, 더 다양하게 일하고 있기를 바라요. 물론 어려움이나 스트레스가 있을 수도 있죠. 그렇지만 제가 이 다음에 뭘 하고 있을지 항상 기대돼요.”
“‘이웃집 스타’는 소소한 재미와 유쾌함을 느낄 수 있는 영화예요. 큰 사건이나 어마어마한 임팩트가 있다고 모두 재미있는 영화는 아니잖아요. 기분이 좋아지고, 마지막에 감동까지 드릴 수 있는 영화예요. 보고 나면 힐링이 되는 영화.”
‘이웃집 스타’는 22일 개봉한다.
이은지 기자 onbge@kukinews.com(사진=박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