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이야기④] 병원에서 14번째 생일을 보낸 '포포'

[반려동물 이야기④] 병원에서 14번째 생일을 보낸 '포포'

포포(말티즈, 14살)는 14살 생일을 병원에서 보냈다

기사승인 2017-11-23 00:05:00
[편집자 주] 반려동물이 항상 건강하면 좋겠지만, 간혹 예상치 못한 일로 그들이 아플 때가 있습니다. 또한 반려동물 치료 중에는 단순히 수술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많습니다. 때문에 어떤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아프거나 다쳤을 때 어떻게 해주는 것이 좋을지 전문가 조언을 통해 알아봅니다. 

포포(말티즈, 14살)는 14살 생일을 병원에서 보냈다.

“지난해 12월30일 다리 수술을 했다. 노령견이라 퇴행성 관절염도 있었고, 오른쪽 다리는 고관절 이상, 왼쪽은 슬개골 수술을 했다. 수술 후에도 1달이 넘도록 회복은 안됐고, 서 있는 것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포포 엄마 정민영씨는 병원에 오기 전 상황을 전했다. 

정씨는 “애가 아프니까 많이 울었다. 가정에서 키울 때 의학지식이 없어서. 아기 때부터 귀에 병이 많아 병원을 많이 다녔다. 포포가 2003년 5월생인데 병원에서 14번째 생일을 보냈다”고 말했다.

포포는 지난해 귀를 찢어서 넓히는 수술을 했다고 한다. 의사가 시급하다고 해서 수술을 했는데 붕대를 풀어보니 귓구멍이 없었다.

“포포 귓구멍이 없네요. 어디로 갔죠” 정씨의 질문에 병원측은 “없애는 거다”라고 했다. 보호자에 사전 설명도 없이 귓구멍을 없애는 수술이라니. 귀 수술로 인해 한쪽은 귓구멍이 아예 없고, 다른 한쪽도 3mm 크기의 귓구멍만이 있다.

“사전설명이 없어서 당황스러웠다. 없애는 수술이 필요하다고 (병원에서) 말해주지 않아서 안타깝다고 했다” 정씨는 9개월이 지난 12월 다리수술을 해서 또 병원에 갔다. 그 중간에 포포가 쓰러지기도 하고, 다리를 떨기도 해서 병원을 찾은 것이다. 

병원에서는 수술을 장담했다. 그 때 이전의 귀 수술 이야기를 다시 하면서 의사가 언짢아했다고도 한다. 다리수술, 귀수술 다 잘 안됐는데. 무엇보다 노령견이 포포가 많은 수술과 치료로 고생한 것이 정씨는 너무 가슴이 아팠다고 한다. 

정씨는 “처음 이 병원에 왔을 때 (포포) 감염수치가 상당히 높았다. 병원에서 측정할 수 있는 최대 수치여서 수술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며 “꼼짝 못하고 누워 있으면서 고열에 시달렸다. 감염수치가 높을 때는 체온이 40도 가까이 되서 아이스팩으로 체온을 내리고, 또 너무 낮아지면 핫팩으로 체온을 올렸다”고 당시 상황을 말했다.

◎다리부위는 재활도 안 되고 굳어가는 상황

“나도 불안해하는 상황에서 나중에는 다른 쪽 고관절 수술은 생각도 못했다. 왼쪽이 회복도 안 되니까. 그 와중에 병원에서 연락이 왔는데 귀 한쪽이 부어온다고 했다. 내가 봤더니 굉장히 심하게 부어올라 결국 귀 수술을 두 번했다”

포포는 귀 수술을 하면서 한쪽은 귀 구멍을 없애는 수술을 했다. 하지만 막힌 귀에 농이 차올랐다. 정씨는 “이 병원에서 다리 수술을 하기 2일전에, 수요일에 하기로 했는데 월요일에 농이 터졌다. 끔찍할 정도였다”며 “3번째 수술을 해야 하는데 섬세한 수술이고, 신경을 건드리면 안면마비가 올 수 있어 다리 수술을 미루고 귀 수술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귀에 찬 농 때문에 감염된 것이 포포 상태를 악화시킨 주요인으로 보였다. 감염이 전신으로 퍼져 다리 회복도 안됐고, 앞다리도 떨었던 것이었다. 수술을 한 뒤 감염 수치가 떨어졌다. 

“ 심각할 때는 병원 방석에 누워 놨다. 사람으로 따지면 중환자로 간병인이 돌봐줘야 하는 상태까지 갔다”며 “무릎 수술하고, 잘못된 거 다시하고, 후에 고관절 수술을 또 했다. 움직이는 게 어려워 이 병원에서 꾸준히 재활했다” 정씨가 전한 심각했던 포포의 상태다.

포포는 수중치료실에서 매일 물 속에서 재활을 했다. 다리가 원활히 움직일 수 있도록 2개월여 재활을 거쳐 지난 6월 수중재활을 준비하던 중 어색한 걸음으로 엄마에게 다가왔다. 오랜 수술과 재활을 거쳐 처음 걸은 것이다.

이와 이 사이의 종양으로 2번, 귀 3번, 중성화 수술 2번 등 포포는 지금까지 마취만 10번이 넘는다.  올해만도 6번의 마취를 했다고 한다.

“사람 같았으면 견디기 힘들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말렸다. (포포가) 나이가 있어 수술을 해도 도움 되지 않을 것이니 데리고 있다가 편하게 보내라고 했다. 그래도 내가 고집을 피웠다”

정씨는 “일단은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수술을 결정한 것이다. 다리 아픈 것은 생명에 지장을 초래하기보다 불편한 것이다. 못 걷는 것은 애가 불편한 것이다. 누워서 사는 것보다 하루를 살더라도 질 좋은 삶을 사는 게 낫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라며 “일어날 수 있을까. 설 수 있을까 했는데 나중에 걸으니 정말 신기했다. (포포가) 누워 있는 것을 본 사람들은 너무나 기적 같다고 이야기한다”라고 다행스러워 했다.

정씨는 포포의 생체시간이 빠른 것을 안타까워했다. 사람에 비해 빨리 늙어간다는 것이다. “우리 포포. 지금처럼 건강하고, 오래 곁에 있으면  하는 것이 가장 큰 바램이다. 사람보다 너무 나이가 빠르다. ‘우리애기, 우리애기’ 했는데 어느 날 어르신이 됐다. 그게 슬프더라” 포포와 일생을 함께 하고 싶은 정씨의 바램이다.


“처음 병원에는 (포포가) 갑자기 다리를 잘 못쓴다고 해서 왔다”

차재관 오아시스동물병원 원장은 “앞다리 관절은 부어 있었고, 뒷다리는 보행이 어려웠다. 수술을 4~5번 받은 상황이다. 양쪽 무릎과 귀 등 수술 경력이 다른 병원에서 여러 번 한 상태였다”라며, “수술하다 감염이 유발되서 염증수치가 높고, 몸상태가 안좋은 상황으로 왔다”고 전했다.

포포가 현재의 병원에 처음 와서 검사를 해보니 관절염이 있었다. 무릎도 뼈 연골손상이 심했다. 다리는 검사에서 관절에 감염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 수술이후 생겼을 것으로 추측된다.

차 원장은 “오랫동안 감염치료를 했다. 관절세척, 관절수술도 다시 해야하는 상황이었다. 슬개골과 십자인대 파열, 면역매개성 관절염도 있었다. 나중에 보니 내성균도 있었다”라며, “귀의 경우 만성 외이염이 심한 상태로 지내다 귀 수술을 했는데 제대로 안됐다. 외이염이 심해 염증물질이 남아있는 상태가 지속되다 부풀어서 농이 터져 나왔다. 다행히 전체 이도 적출술 이후 염증수치가 잡혔다”고 설명했다.

이후에도 포포는 면역매개 다발성 관절치료를 지속했는데 오랫동안 누워 지내 장기간 치료를 진행했다.

차 원장은 “무릎관절을 고정하는 수술과 십자인대 수술도 했다. 포포가 나이가 많은 상황에서도 다른 병원에서 여러 차례 수술을 했고, 그로 인한 합병증도 있었다”라며, “(면역이 약해져 감염에 취약해) 여생을 약물을 복용하며 살아야 한다. 하지만 걸을 수 있을지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지금은 걸을 수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
조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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