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알못의 면허시험①] 물면허에서 불면허된 지 1년…5일 만에 면허따기

[차알못의 면허시험①] 물면허에서 불면허된 지 1년…5일 만에 면허따기

면허따려면 학과, 장내, 도로주행 3단계…장내코스에선 마의 T코스

기사승인 2017-12-06 05:00:00

지난달 14일 오후 6시 파주의 한 운전면허학원에 도착했다. 수학능력시험이 끝나고 다들 취득한다는 그 흔한 면허증이 없었다. 2종 보통 운전면허를 취득하기 위해 최단 기간인 5일을 목표로 했다.

물면허에서 불면허로수강료 대폭 상승 

시기는 좋지 않았다. 올해부터 면허가 따기 어려워져 이른바 불면허가 됐기 때문이다. 2011년부터 면허따기가 쉬워지면서 도로 위에 운전미숙으로 인해 증가한 사고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의 자료에 따르면 경력 1년 미만인 초보운전자와 7년 이상인 운전자의 사고율을 비교한 결과, 면허시험 간소화 이전에는 초보운전자의 사고율이 1.7배 높았으나 2011년 간소화되고 2015년에는 2.1배까지 높아졌다 

지난해 1222일부터 면허시험의 난이도가 올라갔다. 면허시험 규정변경 첫 주 합격률을 보면 2011~201612월까지 각 단계별 합격률은 학과시험은 85%에서 79.1%, 장내기능시험은 89.6%에서 32.2%, 원래 어려웠던 도로주행시험은 큰 차이는 없지만 합격률이 58.5%에서 56%로 떨어졌다. 

수강료와 시험 검정료를 합하면 654500원이었다. 장내시험과 도로주행시험이 어려워진 만큼 운전면허 수강료도 대폭 상승한 셈이다 

당초 경찰청은 수강료가 전국 평균 약 40~48만원 가량 오를 것으로 내다봤지만 통계청 조사결과 평균 56만원정도 올랐다 

학원관계자에 따르면 “2011년에 비해 해당 학원은 장내교육과 도로주행교육이 늘어남에 따라 20만원정도 올랐다고 설명했다.    

운전면허 획득까지 3단계 거쳐야 

운전면허를 따기 위해선 3가지 단계를 거쳐야 한다 

먼저 학과 의무교육시간(3시간)을 받고 필기시험을 치른다. 필기는 2종 보통의 경우 60점이 커트라인이다. 합격하면 바로 장내교육(4시간)을 받는다 

장내교육을 받고나면 교육시간이 완료되는 4교시 후에 장내시험을 치르게 된다. 장내시험 커트라인은 80점이다. 장내시험을 통과하면 도로주행 교육(6시간)을 받고 도로주행 시험을 본다. 커트라인은 2종 보통의 경우 70점이다.    

장내시험과 도로주행 시험의 검정료는 각각 55000원이다. 단 불합격 시 3일 뒤에 재시험이 가능하다. 그래서 교육을 충분히 받고 시험을 치길 원하는 수험생들은 추가 교육비를 내고 교육을 받기도 한다.    

T·경사로 어려워진 장내교육 

시간이 촉박해 교육 순서를 뒤바꿨다. 등록 첫 날 학과교육이 아닌 2시간의 장내교육부터 시작했다. 이론 없이 바로 몸으로 먼저 부딪친 셈이다 

학원 관계자는 학생들의 빠른 면허 취득을 위해 장내교육부터 받고 학과 교육을 받는 등 순서를 바꿀 수 있다하지만 장내교육을 모두 이수해도 필기시험을 합격해야 결국 장내주행시험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강생 대기 장소에는 6명의 수강생들 너머로 국방색 재킷을 입은 10명의 강사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종이 울리면 수강생과 선생님들이 1:1로 짝지어졌다. 카드로 교육시간을 체크를 후, 바로 노란색 차에 앉았다. 운전의 기본 안전벨트 착용부터 했다. 사이드브레이크를 내리면서 강사의 설명이 바로 시작됐다 

시험 난이도가 올라가면서 장내기능시험의 의무교육시간은 2시간에서 4시간으로 늘었다. 장내 기능 시험 평가 항목도 좌우회전, 경사로 운전, 직각주차, 신호 교차로, 가속 코스 추가와 기존 2개뿐이던 항목이 7개 항목으로 늘어났다. 50m였던 주행거리도 300m이상으로 길어졌다. 최대 난코스로 꼽히는 직각 주차, 일명 T코스는 급격히 낮아진 합격률의 주요 원인이다.   

먼저 기어변속, 전조등 조작, 방향지시등 조작, 와이퍼 조작에 대한 반복학습이 시작됐다. 익숙하지 않기에 반복 연습만이 살길이었다. 조작이 익숙하지 않아 급기야 5분 만에 좌우까지 헷갈리는 지경에 이르렀다. 깜빡이를 좌, 우 한번씩 켜곤 했다. 5일안에 면허 취득은 불가능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스쳤다.   

자전거 타봤죠? 똑같아요강사는 쉽게 툭 설명을 던졌지만 초보에게 자전거와 차는 비유될 수 없다. 중앙선 침범은 흔한 일이었다. 핸들 방향을 트는 것조차 두려웠다. 핸들에 올라갔던 손목이 비틀어지고 쓸데없이 핸들을 두 바퀴 반인 끝까지 감기도 했다 

학원 강사는 핸들을 부드럽게 살짝만 돌려도 자동차 바퀴는 돌아가고 방향전환도 되는데 초보들은 차량과 핸들의 원리를 모르기 때문에 힘들어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코스를 돌 때마다 일어났다. 장내 시험 평가항목에 추가된 경사로다. 오르는 게 문제가 아니라 정지선에 4초간 머물러야 했다. 액셀을 뗐다 다시 밝는 3초 간격. 차가 밀리는 그 짧은 시간이 3분처럼 느껴졌다. 경사를 내려와 좌회전 할 때 또 문제가 일어났다 

돌발상황이다. 진행 중이었다면 아무 무리 없이 대처했겠지만 아직 긴장이 풀리지 않아 대처가 늦었다. 다행히도 감점을 면했지만 크게 놀라서 한동안 다시 출발 하지 못했다.   

위기는 계속됐다. 장내를 주행하는 내내 차가 차선 왼쪽으로 향했다. 시선을 멀리 봐야 차가 중앙으로 간다는 강사의 말은 반복됐다. 

교차로를 지나자 장내시험에서 가장 어렵다는 구간인, 직각주차 구간이 나왔다. 이른바 마의 T자 코스다. 도로교통공단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응시생 중 70%가 어렵다고 답한 바로 그곳이다. 2분 안에 후진까지 사용하면서 정확하게 주차를 한 후 나와야 한다. 선을 밟거나 1초 이상 주차브레이크를 당기지 않으면 무려 10점이나 감점된다.

불행 중 다행으로 T자 코스 공식은 있다. 강사들은 공식을 학생들에게 사진으로 찍고 외우게했다.

해당 운전면허학원 문모 학감은 장내시험에서 수강생들이 직각주차 코스가 도입되고 80%이상이었던 합격률이 30%로 떨어졌다“20여명의 강사들이 노력해 공식을 만들어내 80%이상까지 합격률이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이종혜 기자 hey333@kukinews.com

이종혜 기자
hey333@kukinews.com
이종혜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