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9 자주포 사고 원인 논란… 기계적 문제 VS 가설에 불과, 추가 검증 필요

K-9 자주포 사고 원인 논란… 기계적 문제 VS 가설에 불과, 추가 검증 필요

기사승인 2017-12-26 13:38:09

군 당국이 지난 8월 3명의 목숨을 앗아간 육군 ‘K-9 자주포’ 사고 원인을 장비의 오작동으로 인한 화재로 결론지었다. 하지만 K-9 자주포 개발 기관인 국방과학연구소(ADD)와 제조사인 한화 측은 이번 조사 결과에 전혀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 사고 원인에 대한 논란이 지속될 전망이다.

26일 민‧관‧군 합동조사위원회(조사위)는 국방부에서 K-9 자주포 사고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승무원이 격발 스위치를 작동하지 않았음에도 격발해머, 공이의 비정상적 움직임, 중력과 관성 등에 의해 뇌관이 이상 기폭해 포신 내부에 장전돼 있던 장약을 점화시킨 것을 사고 최초 원인으로 분석했다.

폐쇄기가 내려오는 중 뇌관집과 격발장치의 일부 부품이 비정상적으로 작동해 뇌관이 삽입링 화구에 정상적으로 삽입되지 않아 완전히 닫히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번 조사결과에 대해 K-9 자주포 개발 업체 한화측은 “동의할 수 없다”며 “제작사로서 어떤 책임도 회피하지 않고 군과 전문기관과 협력해 추가 검증 후 최대한 신속하게 후속조치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화 측은 화포 제작에 전문적인 식견과 기술을 보유했던 제작업체인 한화지상방산, 현대위아, 개발기관인 ADD가 조사위원회에 공식 참여하지 못하고 배제된 점, 육군이 조사를 마무리했지만 제작업체가 공식 조사 결과를 받아보지 못한 점, 제작 업체와 국방기술품질원 등이 조사단에 수차례 추가 검증 시험을 요구했으나 거부당한 점 등을 이유로 육군 발표에 동의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특히  “현재 육군이 제시하고 있는 사고 원인은 여러 가지 가설 중의 하나이며, 그 또한 정확하게 검증된 것이라기보다 추정에 기반한 것으로, 저희가 조사한 내용과 차이가 있어서 동의하기 힘든 게 현실”이라며 “지금이라도 군, 제작업체, 전문 연구기관 등이 협력하여 추가 검증을 실시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격발장치 공이 및 뇌관 단품 비기폭 에너지 측정시험 ▲사고 장비의 사고 시 획득된 포구초속의 정확성 검증 ▲사고 장비 격발장치의 단발자와 공이 접촉‧공이 돌출여부 정밀 감식 ▲선행사격 시 잔류된 미상의 열원에 의한 추진 장약 지연 연소 가능성 검증 등을 군에 요구했다.

한화 관계자는 “관계 기관들이 서로 다른 의견을 갖고 있는 상태에서 서둘러 결과를 발표하고 마무리된다면 또 다른 불행스러운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원인 분석 결과는 군, 전문 개발기관, 제작업체 등 누구에게도 과학적인 억울함이 없도록 근거가 명확해야 하고, 객관성이 담보되어야 하므로 추가 검증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종혜 기자 hey33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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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y33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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