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뮤지컬 ‘캣 조르바 : 피타의 퍼즐’(이하 ‘캣 조르바’)이 시즌3 공연을 시작한다. 한국의 ‘라이언 킹’을 꿈꾸며 2015년 야심 차게 초연의 막을 올린 ‘캣 조르바’가 재연을 거쳐 세 번째 공연으로 관객을 찾는 것. 이야기는 보다 섬세해졌고, 노래와 안무를 비롯한 연출은 더욱 풍부해졌다. 아이들만 보는 공연이 아닌, 전 연령대가 즐길 수 있는 가족극의 탄생이다.
‘캣 조르바’는 고양이 왕국 이페르의 천재 탐정 조르바가 실종된 고양이 왕국의 왕자 오드를 찾아 나서는 여정을 그린 뮤지컬이다. 수백 년 동안 평화로웠던 이페르에 인간세상에서 온 고양이 미미가 나타나 남편인 오드 왕자가 실종됐다는 소식을 전한다. 수학적 사고방식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탐정이자 오드 왕자의 친구 조르바는 여왕 프레야의 명령으로 미미와 함께 오드를 찾아 나선다. 조르바는 왕자의 실종 이면에 숨겨진 음모를 밝혀 고양이 왕국을 위기에서 구해낸다.
제작진은 다음을 생각하는 서사로 지난 시즌과 이번 공연의 차별화를 꾀했다. 조르바가 고양이 왕국을 구하는 큰 틀은 바뀌지 않았지만, 고양이 왕자의 실종이라는 장치를 더해 자연스레 다음 이야기로 서사를 확장했다.
16일 오후 서울 동남로 강동아트센터 대극장 한강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엄동열 문화공작소 상상마루 대표는 “이번 시즌에서 주안점을 둔 것은 작품 발전을 위한 방향성”이라며 “가족 관객에게 친밀하게 다가갈 수 있는 이야기와 공연 관람 후 가족 구성원간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것에 중점을 뒀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를 위해 작품의 핵심적인 서사를 영상으로 이미지화했고 객석에서 배우들이 등장하는 연출을 더해 관객에게 친숙하게 캐릭터를 보여주고자 했다”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엄 대표는 “시즌1·2와는 달리 시즌3에서는 인간 세계로 떠난 왕자를 찾지 못하는 내용으로 끝이 난다. 다음 작품에서 조르바가 인간 세계로 떠나는 내용을 다루기 위해 기획 중이다”라고 전했다.
‘캣 조르바’가 다음 시리즈를 꿈꿀 수 있는 것은 탄탄한 기획을 통해 탄생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이종석 연출은 제작 초기부터 ‘가족’ ‘아동’이라는 단어를 탈피해 전 연령이 함께 볼 수 있는 작품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이러한 포부 아래 가족 대상 뮤지컬에서 보기 힘들었던 제작진과 배우들이 모였고 이는 작품성으로 이어졌다.
조르바 역을 맡아 초연부터 함께 해온 배우 김순택은 프레스콜 기자간담회에서 “본격적으로 연습에 돌입하기 전, 소그룹으로 모여 고양이 움직임을 연구했다”며 “배우 각자 자신의 캐릭터와 부합하는 고양이 종을 찾아 전사 등을 브리핑하고 정보 교류를 했다”고 의인화된 고양이를 연기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귀띔했다.
주연 배우는 물론 앙상블의 연기와 노래도 인상적이다. 안정적인 합창과 안무는 아동 대상 뮤지컬에 대한 편견을 무색하게 만든다. 고양이를 표현한 움직임과 목소리가 흥미롭고 음악의 완성도도 높아 아동뿐 아니라 전 연령이 즐겁게 관람할 수 있다.
온 가족이 함께 보는 뮤지컬이기에 무대 위 화려한 만큼이나 주제도 중요하다. 이종석 연출은 “연출가로서 40대 아버지로서 작품을 연출하며 여러 생각이 있었다.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연출가로서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통일’에 관한 것”이라며 “이페르의 고양이들이 용기 있게 나아갔던 것처럼, 우리도 사람들의 세상에서 용기 있게 나가 서로 화합했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담았다”고 말했다.
‘캣 조르바’는 다음달 25일까지 서울 강동아트센터 대극장 한강에서 상연된다.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