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워치 리그에서 유일하게 6인 로스터를 고수해온 플로리다 메이햄이 결국 칼을 빼들었다. 이들은 핀란드 출신의 ‘사피스’ 요나스 알라쿠르티와 한국인 출신의 ‘사야플레이어’ 하정우와 ‘어썸가이’ 김성훈 등 3인을 영입하면서 9인 로스터로 재편을 마쳤다.
플로리다의 하정우와 김성훈 영입은 이번 오버워치 리그 로스터 보강 기간에 이뤄진 영입 중 최고로 평가된다. 두 선수는 습자지같이 얇았던 플로리다의 로스터에 깊이를 더할 것이란 기대를 받는다.
하정우는 오버워치 리그가 출범하기 전부터 해외 팀의 러브 콜을 받아온 DPS다. 메타 아테나의 오버워치 APEX 시즌2 4강 진출을 이끌기도 한 그는 국내 DPS 중 히트스캔 영웅을 가장 잘 다루는 선수로 평가받는다. 플로리다 합류 후에는 ‘트윅’ 셰뷘 린스트룀, ‘로직스’ 안드레아스 베르흐만스와 함께 팀의 공격 영웅 스펙트럼을 넓힐 것으로 예상된다.
김성훈은 메인 탱커로서 플로리다의 최고 약점 포지션을 메울 계획이다. 플로리다는 지금껏 ‘스우시’ 요한 클링에스테드트 홀로 메인 탱커를 맡아왔다. 질적으로도, 양적으로도 부족한 점이 많았던 포지션이었다.
이번 보강은 기존 선수단 동기부여 측면에서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간 플로리다는 교체 선수 없이 선발 6인으로만 시즌을 치러왔다. 이제 9인 로스터를 구축하게 된 만큼, 선수 간 경쟁의식을 자극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됐다.
물론 장밋빛 미래만 기다리는 것은 아니다. 이번 영입으로 플로리다 선수단의 의사소통 흐름이 깨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초 단위로 브리핑이 펼쳐지는 오버워치에서 원활한 의사소통은 그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다.
현재 오버워치 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팀들은 대부분 한 언어를 사용한다. 1위 뉴욕 엑셀시어, 2위 서울 다이너스티, 3위 런던 스핏파이어는 선수단 전원이 한국인인 만큼 의사소통에 아무 문제가 없다.
5위 휴스턴 아웃로즈도 구성원 대다수가 영어를 구사한다. 12인 중 ‘링크저’ 이리 마살린(핀란드), ‘멘도쿠사이’ 루카스 호칸손(스웨덴), ‘스프리’ 알렉산드러 판홈베헌(벨기에)을 제외한 9인이 미국·캐나다 출신이다.
플로리다는 스웨덴·핀란드·벨기에 국적으로 구성된 미스핏츠 게이밍이 그 모태며, 선수단은 길게는 1년3개월, 짧게는 반 년 가까이 호흡을 맞춰온 사이였다. 그간 단 한 번도 겪어보지 못했던 언어적 장벽은 이들에게 예상보다 높게 다가올 수 있다.
기대와 우려가 함께하는 상황에서 플로리다는 두 선수의 영입으로 만족할 성과를 거둘 수 있을까? 이들은 현재 2승14패 세트 득실 -34로 12팀 중 11위에 올라있다. 9위·10위 그룹인 샌프란시스코 쇼크·댈러스 퓨얼(이상 5승11패)을 쫓아가는 것까지는 기대해볼 만하다.
윤민섭 기자 yoonminseop@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