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기존에 발표한 한국지엠(GM)에 대한 출자전환의 철회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오는 20일까지 자구계획에 합의하지 못하면 한국지엠의 법원 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겠다면서 노동조합을 압박하고 있다.

15일 연합뉴스와 금융권에 따르면 배리 엥글 지엠 본사 사장은 지난 13일 산업은행을 방문, 한국지엠 지원 방안을 논의하면서 “우리는 한국지엠에 대출을, 산업은행은 투자를 하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엠은 애초 한국지엠의 본사 차입금 27억달러(약 3조원)를 출자전환(대출을 투자로 바꿈)하고 연간 2000억원의 금융비용을 줄여주는 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돌연 출자전환을 하지 않고 차입금 형태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보인 것이다.

이는 출자전환 문제가 차등감자와 직결된 사안이기 때문이다. 지엠이 3조원을 출자전환하면 현재 17%인 산업은행의 한국지엠 지분율은 1% 아래로 떨어진다. 이를 방지하는 게 차등감자다.

반면 산업은행은 지엠이 출자전환하는 대신 최소 20대 1의 차등감자로 기존 ‘올드머니’의 효력을 85% 밑으로 묶어둬야 지엠의 신규자금 투입에 맞춰 산업은행도 ‘뉴머니’를 지원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산업은행은 지엠이 한국지엠의 빚을 털어내 재무 구조를 개선하면 이후 신차 생산에 필요한 28억 달러(약 3조원) 상당의 신규 투자금에 지분 비율만큼 참여하겠다는 뜻을 고수해 왔다.

이처럼 출자전환, 차등감자, 신규투자 등을 놓고 지엠과 산업은행이 사사건건 대립하는 것은 협상의 초기 단계인 만큼 불가피하다는 게 기업 구조조정 전문가들의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