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면서 한국으로 이주한 수천 여명의 중국인 여성들을 상대로 다단계 투자 사기극을 벌인 중국인 이주여성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사기 일당 총책 A(42·여) 씨를 사기와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B(33·여) 씨 등 중간관리자 1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6일 밝혔다.
A 씨 등은 지난해 4월∼7월 중국 유명 SNS로 국내에 사는 중국인 결혼이주여성 4612명을 상대로 자신들이 유명 금융회사의 중국 파트너 금융회사를 운영한다며, 금융상품에 투자하면 일 년에 264%의 이자를 주겠다고 속여 32억 원을 챙긴 혐의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하부 투자자를 데려오면 유치수당 등을 가상화폐로 주겠다고 속이는가 하면 국내 리더급인 관리자별로 50∼500명이 함께 하는 SNS 대화방을 열어 설명자료를 올려 투자자를 모집하는 등 다단계 유사수신 사기 수법으로 투자자를 모집했다.
이들은 투자금액에 따라 투자자를 5 레벨(200∼1만 달러)로 나누고 SNS로 하부 투자자들을 유치하면서 가짜 금융회사 투자 사이트를 만들어 투자금을 낸 하부 투자자들에게 계정을 주고 정상적인 투자회사인 것처럼 꾸민 것으로 드러났다.
투자자들에게는 해당 사이트에서 자신의 투자현황과 추천한 투자자 명단, 조직도, 배당금 적립·이체현황 등을 실시간 확인시켜 주면서 투자자가 자신의 배당금 지급을 요구하면 투자자로부터 받은 투자금으로 배당금을 지급한 거으로 밝혀졌다.
조사결과 이들의 투자금은 부동산이나 건설업, 은행업 등에 투자되지 않았으며, 이들이 빼돌린 32억 원 중 6억 원가량은 중국으로 넘어갔고 26억 원은 A 씨와 리더급 관리자들이 배당금 명목으로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이주 여성을 상대로 평균 투자금액을 70만 원 미만으로 받아 신고를 하지 않거나 불법 투자가 알려질 경우 한국 국적 취득이나 가정불화가 생길 것을 걱정해 신고를 못한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부산=강민한 기자 kmh010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