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만남을 기다려왔습니다.”
연인간의 달콤한 속삭임이 아니다. 27일 오후 6시를 살짝 넘은 시각.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 와중에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한 말이다.
악수, 미소, 포옹, 박수….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된 판문점 평화의집. 남북정상회담은 화기애애한 가운데 진행됐다. 판문점 선언에 서명한 남북 정상은 웃고, 손을 잡았으며 포옹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판문점 세레모니’는 역사로 기록됐다.
선언 발표를 위해 단상으로 걸어가는 발걸음은 사뿐사뿐, 두근반 세근반, 흡사 톱스타들의 결혼 발표마냥 들뜨고 설렌 두 정상의 발걸음에 전 세계는 숨죽였다.
그리고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이 발표됐다. 문 대통령은 “핵없는 한반도를 실현하는 것이 우리의 공동목표라는 것을 확인했다”며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남북이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남북은 이후 일체의 적대행위를 하지 않을 것이란 발표도 있었다.
더 이상 남북은 휴전 상태가 아니다. 70년 만에 전쟁은 끝났다. 종전이다. ‘역사적’이란 미사여구를 계속 쓸 수밖에 없는 기자의 고민을 이해해주시라. 남북의 관계는 2018년 4월 27일 이전과 이후로 바뀌었을 터다.
김정은 위원장은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입을 뗐다. 김 위원장은 “우리 모두는 이 만남을 기다려왔다.” 그렇다. 너무 기다렸다. 북미정상회담으로 가는 배도 순풍을 탔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