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6일로 예정됐던 남북 고위급 회담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통보했다. 한미 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 훈련'(Max Thunder)이 군사 도발이라는 입장이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16일 오전 3시쯤 "남조선에서 무분별한 북침전쟁 소동과 대결 난동이 벌어지는 험악한 정세 하에서 이날 예견된 북남고위급회담을 중지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11일부터 남조선 당국은 미국과 함께 남조선 전역에서 우리에 대한 공중 선제타격과 제공권 장악을 목적으로 대규모의 맥스 선더 연합공중전투훈련을 벌려놓고 있다”며 “남조선 전역에서 우리를 겨낭하여 벌어지고 있는 이번 훈련은 판문점 선언에 대한 노골적인 도전이며 좋게 발전하는 조선반도(한반도) 정세 흐름에 역행하는 고의적인 군사적 도발”이라고 규정했다.
조선중앙통신은 “남조선 당국과 미국은 역사적인 4·27선언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우리 공화국을 반대하는 대규모의 연합공중훈련을 벌려 놓음으로써 지금까지 우리가 보여준 평화 애호적인 모든 노력과 선의에 무례무도한 도발로 대답해 나섰으며 선언 이행을 바라는 온 겨레와 국제사회에 커다란 우려와 실망을 안겨주고 있다”고 밝혔다.
또 “북남고위급회담이 중단되게 되고 첫걸음을 뗀 북남관계에 난관과 장애가 조성된 것은 전적으로 제정신이 없이 놀아대는 남조선당국에 그 책임이 있다”면서 “미국도 남조선 당국과 함께 벌리고 있는 도발적인 군사적 소동 국면을 놓고 일정에 오른 조미수뇌상봉의 운명에 대해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우리는 미국과 남조선 당국의 차후 태도를 예리하게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맥스선더 훈련은 이달 11일부터 25일까지 진행되는 한미 공군의 연례적 연합훈련이다. F-22 스텔스 전투기 8대, B-52 장거리폭격기를 비롯한 F-15K 전투기 등 100여 대의 양국 공군 전력이 참가한다. F-22 8대가 한미 연합훈련에 참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의 남북고위급회담 중지 통지와 관련해 청와대는 이날 "북한이 보내온 전통문의 정확한 뜻이 무엇인지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새벽에 발생한 상황에 대해 청와대 안보실 관계자들이 통일부·외교부·국방부 등 관련 부처와 긴밀히 전화통화를 하고서 논의를 했다"며 "현재로서는 일단 정확한 뜻과 의미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입장 변화에 미국은 일단 북미정상회담 준비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15일(현지시간) “추가적인 정보를 가지고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는 계획대로 다음 달로 예정된 북미정상회담 준비를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CNN 등 미국 언론 일부 매체는 정부 고위관리를 인용해 백악관이 NSC(국가안보회의)와 국방부 등의 관계자들을 불러 대책회의를 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