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들의 관심 밖에 놓인 교육감 선거가 6월 지방선거에서도 ‘그들만의 리그’에 머물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교육감 후보들이 거리에서 만난 시민들로부터 무심한 반응을 감지하는 일은 다반사다. 한국리서치가 한국일보와 KBS의 의뢰로 지난 11~12일 실시한 서울시교육감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41.9%는 ‘교육감 후보로 적합한 인물이 누구인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3명의 후보가 교육감 선거에 나서는 인천의 경우 후보 모두가 10% 안팎의 지지율에 머물렀다. 70%가량의 유권자는 아직 투표할 후보를 찾지 못한 셈이다. 광역단체장 적합도 조사에서 ‘모르겠다’는 응답이 10%대에 그친 것과는 대조적이다.(해당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nesdc.go.kr) 참조)
전문가들은 “유권자 입장에서는 후보들의 인지도가 낮은 데다 눈에 들어오는 공약은 없고, 보수·진보 진영의 단일화 과정 등으로 인해 관심이 식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 교육감 선거 때는 그나마 ‘무상 급식’, ‘혁신 학교’ 같은 굵직한 이슈가 있었다. 이를 놓고 후보 간 열띤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는 이렇다 할 정책 대결을 꼽기가 어렵다. 정략만 난무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을 반전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대형 이슈에 가려 세심하게 확인하지 못할 수 있는 후보별 정책 및 교육철학에 대한 평가를 이참에 확실히 해보자는 것이다. 이는 교육감 선거를 마냥 ‘깜깜이 선거’로 둬선 안 된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됐다. 그러나 세부적 평가 또는 검증을 위해서는 우선 후보들의 정책이 구체적으로 제시돼야 하는데, 선거가 채 한달이 남지 않은 시점에서도 정책 발표를 미루는 후보들이 적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는 교육자치를 강조하며 교육부 권한을 시도 교육청으로 이관하겠다고 피력한 바 있다. 이미 인사권은 물론 각종 교육정책과 사업을 결정하는 권한을 가진 교육감의 위치는 더 막강해질 수 있다. 재선이든 삼선이든 제한도 없다. 교육의 미래를 움켜쥘 교육감 선거의 중요성은 시장이나 도지사 선거 못지않다. 사회가 전문성, 자주성 등을 인정하려 하는 만큼 교육감 후보들은 ‘깜깜이 선거’의 이유를 유권자의 무관심에서 찾아선 안 될 것이다. 책임 있는 공약으로 말하고 이를 입증할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더불어 유권자가 검증 가능한 선거운동을 직접 전개할 필요가 있다.
김성일 기자 ivemic@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