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에서 세계랭킹 1위 독일을 꺾는 이변을 연출한 한국 축구대표팀이 귀국길에서 환대를 받았으나 일부 팬의 계란 세례로 영 찝찝한 시간을 보냈다.
신태용 감독을 필두로 한 한국 축구대표팀은 29일 오후 1시 50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도착 후 제2터미널 입구장 게이트에서 해단 및 공항 인터뷰가 진행됐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 조별예선에서 1승 2패의 성적으로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앞서 스웨덴-멕시코전에서 잇달아 패할때만 해도 대표팀을 향한 비난의 목소리가 하늘을 찔렀지만 최종전에서 세계 최강 독일을 꺾으며 팬들의 시선은 ‘희망’으로 바뀌었다.
이날 입국장에는 500여명의 팬이 운집했다. 특히 이번 월드컵에서 스타덤에 오른 손흥민, 조현우, 김영권을 향한 환호가 쏟아졌다.
그러던 중 손흥민에서 계란이 날아와 다리에 맞을 뻔한 해프닝이 벌어졌다. 입국장에 운집한 팬들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손흥민은 이번 대회에서 2골을 넣으며 대표팀 전체 골(3골)의 2/3를 책임졌기 때문이다. 아울러 월드컵 통산 3호골 고지에 오르며 ‘레전드’ 박지성, 안정환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영국 방송 ‘BBC’는 조별예선 베스트 일레븐에 손흥민과 조현우를 올리며 활약을 인정했다. 내로라하는 세계적인 스타 플레이어들 사이에서 나온 대단한 성과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독일전 후 “손흥민이 환상적인 골을 넣었다”고 극찬했다.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손흥민이 한국 역사상 길이 남을만한 승리의 쐐기를 박았다”며 자랑스러워했다.
이처럼 외신의 칭찬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손흥민에게 날아든 계란은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팬은 포털사이트 댓글을 통해 “잡아서 처벌해야 한다. 창피한 일이다”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팬은 “공항까지 찾아가서 계란 던질 열정으로 K리그 경기 가서 축구 발전에 힘 써라”라고 꼬집었다.
손흥민은 깨진 계란을 보며 당황스런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목소리를 가다듬고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이렇게 많은 팬이 입국장에 와주셔서 감사하다. 행복한 6월 보내게 해주신 팬들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다니엘 기자 dn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