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1650원 남았다. 지난 14일, 최저임금위원회 사용자측 위원이 전원 불참한 가운데 2019년 최저임금이 7530원에서 8350원으로 올랐다. 전년 대비 16.4%가 인상된 올해에는 못 미치지만 올해보다 10.9%가 인상돼 2년 연속 10%대 인상률을 기록하게 됐다.
이제 최저임금이 8000원을 넘어섰고 최저시급 1만원까지 1650원이 남았다. 2016년 6470원에서 2년만에 8350원으로 올라 인상률은 29%. 인상금액은 1880원이다.
최저임금 인상의 이슈가 최저임금을 받는 근로자들의 생계와 삶의 질적 향상의 문제이기 때문에 무조건적인 부정적 시각은 좋지 않을 수 있다. 다만 최저임금을 지불하며 운영을 하고 있는 대다수의 소규모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 위태로우면 아무리 좋은 정책도 혼란에 빠질 수 밖에 없다.
특히 최저임금이 지난해 비해 올해 대폭 인상되면서 많은 자영업자들이 인력을 감축하거나 폐업의 길을 선택하고 있다. 덩달아 오르는 재료비는 깎을 방법이 없고 월세를 올려 달라는 임대인의 요구에도 버틸 힘이 없기 때문이다.
결국 종업원의 근로시간을 줄이거나 정리해고를 하고 자영업자가 더 오랜 시간 강도 높은 근무를해야만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많은 음식점들이 김밥과 라면, 찌개, 패스트푸드 등의 밥값들을 일제히 올렸고 그나마 손님들과의 의리 때문에 가격인상을 못하는 착한 음식점 사장님들은 힘든 싸움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적지 않은 수의 음식점에선 직원을 줄이고 기계를 사용하거나 셀프서비스로 운영시스템을 바꾼 자영업자들이 늘어나고 있다.그나마 올해에 음식 가격을 올리지 못했던 사장님들은 또 다시 오른 최저시급에 올해 하반기나 내년 초를 기해 가격 인상의 길을 선택할 수 밖에 없게 됐다.
경기가 활성화되어 장사가 잘 된다면 최저임금 인상이 전혀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손님은 더 많이 늘지 않고 오히려 가격 인상으로만 이어지면 손님들의 소비 씀씀이는 위축될지도 모른다.
결국, 문제는 매출이 올라야 하는 데에 있다. 매출이 오르지 않으면 최저임금 인상은 결국 최저시급에 민감한 근로자를 고용해 밥을 먹고 사는 자영업자들이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장사에서 가장 많은 지출을 차지하는 부분은 재료비, 인건비, 임대료다. 대부분 외식업에선 매출대비 인건비가 20%가 넘어갈 정도로 사업 성패의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작년 대비 내년의 인건비가 2년만에 약 29%가 인상된 셈이니 당연히 재료를 만드는 인건비까지 올라 재료비도 오른 상태로 매장에 공급된다. 인건비, 재료비, 월세가 오르는 것이 확실해진 내년. 물건값, 음식값의 인상이 벌써부터 예고된 가운데 자영업자들의 사업운영 방식, 가격 정책, 아이템 선택 등의 고민이 깊어질 것이다.
이젠, 강해져야 한다. 자영업자 스스로 상품의 경쟁력과 똑똑한 운영의 방식을 갖추지 않으면 내년엔 많은 자영업자들이 폐업의 길을 선택하게 될 지도 모른다.
반면, 최저시급이 인상된 근로자도 마냥 웃을 수 만은 없다. 내년 최저임금이 결정된 후 만난 편의점의 한 아르바이트 직원의 말이 앞으로 크게 요동칠 자영업 시장을 대변해 준다.
“걱정이죠 모. 오른 건 얼마 안되는 것 같은데 짤리지 않을까 걱정이고, 또 물건 살 때 비싸질 것 아녜요..…”
글=이홍구 창업컨설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