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북택시지부 1년이 넘도록 고공농성 중...명절은 더 쓸쓸

[기획]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북택시지부 1년이 넘도록 고공농성 중...명절은 더 쓸쓸

택시 운송수익금 전액관리제 시행 촉구...전주시 행정 의지 중요

기사승인 2018-09-22 17:25:54

모든 사람에게 추석 한가위 명절이 반가운 것만은 아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북택시지부 택시 노동자들에게 명절은 마음을 더욱 무겁게 만든다.

택시 운송수익금 전액관리제 시행과 관련해 고공농성 중이지만 끝날 기미가 안 보인다. 언제 땅을 밟을지 모른다. 

“세상에 널리 전하려는 몸짓”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북택시지부 전북지회장 김재주(56)씨는 올해 추석 명절도 25m 철탑에서 보낸다. 어느덧 384일째다. 지난 2017년 9월4일 농성을 시작한 이후 세 번째 명절이다. 

그는 6년 전인 지난 2012년 11월인 다니던 택시 회사를 그만뒀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해고가 옳다. 

그가 철탑에 올라 고공농성을 시작한 이유는 단순하다. 택시 사납금제 폐지와 운송수익금 전액 관리제 시행이다. 

그는 택시 노동자가 그날 번 돈을 모두 입금하고 월급을 받는 ‘전액관리제 시행’을 주장하고 있다. 전액관리제는 현행 운수사업법 제21조에 규정돼 있다. 사업주는 법적으로 이를 지켜야만 한다. 그러나 사업주의 반대와 반발로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철탑을 만들고 그 위에 둥지를 틀었다. 건강도 나빠졌다. 좁은 공간에서 하루 종일 생활하기도 쉽지 않다. 그는 ‘잘못된 걸 바꾸자’는 생각으로 지금까지 버텼다.

"가장 역할 못해 죄송할 따름”

가장으로서 짊어질 책임감도 부담됐다. 그에게는 90세가 넘은 노모와 고등학생인 딸이 있다. 이런 가족을 보면 어깨가 무겁다. 노모를 옆에서 보살펴야 되지만 노모가 거동이 가능하다는 이유로 농성을 선택했다. 결코 쉽지 않았다. 

그는 오랜만에 가족들을 만나 맛있는 음식과 대화를 나눈다는 건 그저 즐거운 상상이다. 

돌아가면 그리운 가족과 따뜻한 집이 있지만 동료들을 위해서라도 그러지 못한단다. 동료들의 아픔이 자신의 몫이라 여기기 때문. 노모는 철탑 농성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 천막농성으로 알고 있다. 걱정하실까봐 사실대로 말을 전하지 못했다. 씁쓸한 마음만 갖게 할 뿐이다. 

“행정 명확한 역할 필요”

그는 전주시 행정에 서운하다. 전주시청이 나름 움직인다고 하지만 결과물이 없기 때문이란다. 예컨대 전액관리제 시행을 위반하면 과태료 처분을 하게 돼 있다. 1차 500만원, 2·3차 각 1,000만원 벌금이 내려진다. 또 3회 이상이면 면허정지와 면허권 환수까지 가능하다. 하지만 아직 그런 소식은 없다. 1년이 지나도록 겨우 지난 8월 전주시 택시업체 19곳에 1차 과태료를 부과했을 뿐이다. 절차를 안 밟고 있다고 의심 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하나”

지난 1일부터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북택시지부 전북지부장인 김영만씨를 비롯해 제천에서 온 안승혁 씨, 천안 아산에 장문성 씨 등 전국에서 달려온 동료 3명이 전주시청 4층에서 농성 투쟁에 합류했다. 김재주 씨의 건강상태가 염려돼 대신 나섰지만 결국, 같이 농성하게 됐다. 그만큼 힘은 배가 됐다. 이들 또한 환경이 열악한 상태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완전히 고립된 상태에서 음식과 대소변을 올려받고 내린다. 한번 올라온 이상 모두가 함께 내려갈 생각이다. 

“노동자들 힘 잃어...목표는 분명"

이들의 목표는 분명하다. 

전주시가 있는 그대로 법대로 해달라는 것이다. 전주시의 의지를 보여 달라는 것이다. 1년이 넘은 고공 농성인데 제대로 된 법 실행하지 않은 것은 잘못이라는 주장이다. 전주시가 지난 2016년 월급제 이행 방안을 만들어 업체와 택시 노조가 합의 한만큼 실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주시가 그 정도의 힘과 권한은 갖고 있다고 보고 있다. 국토부로부터 지자체가 위임받았으니 가능하단다. 

신광영 기자 shingy1400@naver.com

신광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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