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를 폭행한 혐의로 구치소에 수감 중인 조재범 전 대표팀 코치가 폭행 배후에 전명규(한국체대) 전 대한빙상경기연맹 부회장이 있었다고 폭로했다.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은 23일 수원구치소에서 보낸 조재범 전 코치의 편지를 공개했다.
편지에는 “고등학생 시절 한국체대 빙상장에서 훈련을 하다가 한국체대에 입학하지 않고 연세대로 간 최민정 선수가 실력과 성적이 너무 좋다 보니, 전명규 교수님이 한국체대가 무조건 더 잘 나가야 한다면서 시합 때마다 저를 매우 압박했다”며 한국체대 빙상장 교수연구실까지 불러 분이 풀릴 때까지 욕설을 퍼부었다고 적혀있다.
또 “이번에 심석희 1등 못하면 각오해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또는 승부를 조작해서라도 1등 시켜라”며 상당한 압박을 줬다고 서술했다.
최민정과 심석희는 대표팀의 간판선수다. 하지만 최근 실력의 격차가 벌어지며 최민정이 대표팀의 에이스로 떠올랐다.
조 전 코치는 “체벌 문제만큼은 제가 너무나도 잘못했다. 벌을 받아야 한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때려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윗사람 압박에 직업도 잃고 설 자리가 없어질까 봐 무섭고 두려운 마음에 올바르지 못한 행동을 하게 됐지만 혼낸 것은 100% 저의 잘못이고 반성하고 있다”고 심석희에게 사과했다.
조 전 코치는 새로운 폭행 사실도 폭로했다. 그는 “전명규 교수님이 저를 폭행한 적도 몇 번 있다. 교수연구실에서 두 세 시간씩 하염없이 세워놓고 욕하며 소리를 지르셨다. 욕을 하시다 컴퓨터도 하시다가 핸드폰도 하시다가 또 욕을 하셔서 저는 그만하겠다고 말씀 드렸더니 ‘XXX 미쳤냐’고 하시면서 머리를 주먹으로 3대 정도 맞고 뺨도 맞았다”고 적었다.
한편 전 교수는 이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체육 단체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했다. 손혜원 의원은 조 전 코치의 편지와 전 교수의 전화 녹취록을 국감장에서 공개했다. 이에 대해 전 교수는 “압박한 적도 없고, 편지에 나온 대로 하지도 않았다”고 항변했다.
그러자 손 의원은 전 교수가 조 전 코치의 변호사 지원비를 논의하고 심석희의 기자회견을 자신이 막았다고 얘기한 녹취록을 추가로 공개했다.
거듭된 추궁에도 전 교수는 “올림픽이 코 앞이라 심석희가 빨리 대회를 준비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며 “표현을 잘못한 것 같다”고만 했을 뿐 기자회견을 막진 않았다고 고집했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