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오너 갑질의 대가...수천억원 시총 증발 넘어 상폐까지

기업오너 갑질의 대가...수천억원 시총 증발 넘어 상폐까지

기사승인 2018-12-05 03:00:00

주식회사 오너의 갑질 등 부적절한 처사가 수천억원대 기업의 가치 하락뿐만 아니라 자본시장에서 퇴출로 이어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기업심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MP그룹 상장폐지를 지난 3일 결정했다. 거래소는 15일(영업일 기준) 이내 코스닥시장위원회를 개최해 상장폐지를 확정할 예정이다.

이번 상폐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건 MP그룹 최대 주주 정우현 회장의 갑질 파문이 시발점이 됐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MP그룹 주가는 정 회장의 갑질 파문 보도(2016년 4월) 직후 코스닥 시장에서 3000원대를 기록하던 것이 하락세로 거듭하면서 올들어 1300원대까지 떨어졌다. 갑질 파문 후 2년 반만에 주가가 반토막 났다. 

또한 매출은 기업 이미지 실추로 2016년 971억원에서 지난해 815억원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89억원에서 110억원으로 늘었다. 이처럼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결국 상폐까지 간 것.

MP그룹뿐만 아니라 한진칼(한진그룹 지주회사)과 진에어(대한항공 계열 저가항공사)도 오너 일가 갑질 논란으로 기업 가치에 큰 손실을 입었다. 

한진칼과 진에어 주가는 지난 4월 오너 일가 갑질 논란에 휩싸이면서 큰 폭으로 하락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2만원~2만4000원 사이에 거래되던 한진칼 주가는 지난 4월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광고대행사 직원에게 물컵을 던지고 모친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이 운전기사‧가정부‧한진그룹직원에게 폭언‧폭행했다는 사실이 보도된 이후 급락, 3개월만에 33%(16000원대) 가량 떨어졌다.

진에어 역시 지난 4월 조 전 전무가 미국 시민권자임에도 6년간(2010년~2016년) 진에어 등기임원에 불법 등재돼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내림세를 탔다. 이로 인해 진에어가 면허 취소 위기까지 몰렸다가 가까스로 면허 유지를 하고 있는 것. 현재 진에어 주가는 연초 대비 37% 가량 내린 2만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두 기업의 시총는 각각 5000억원 가량 증발했다. 오너 일가의 갑질 한번으로 1조원에 달하는 회사가치가 공중으로 사라진 셈. 그에 따른 피해는 기업을 신뢰한 투자자에게 돌아갔다.

최용식 21세기경제학연구소장은 “경영자의 태도가 직원들의 직무수행 능력에 영향을 준다”며 “경영자의 도덕적 자질에 문제가 있으면 (기업)실적에도 나타나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도덕적인 문제가 시장에 너무 깊게 개입해선 안 된다. (시장에서) 기업가치는 여러 요소들에 의해 냉정히 평가해야 한다”면서 오너 리스크의 일반화를 경계했다.

김태림 기자 roong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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