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프리홀리데이 “한 명의 스토리텔러로 남고 싶어요”

[쿠키인터뷰] 프리홀리데이 “한 명의 스토리텔러로 남고 싶어요”

프리홀리데이 “한 명의 스토리텔러로 남고 싶어요”

기사승인 2018-12-06 00:07:00

가수 프리홀리데이(Pre-holiday)를 만나면 두 번 놀란다. 첫 번째는 노래를 부를 때와 사뭇 다른 그의 목소리 덕분이다. 노래를 부르는 프리홀리데이가 나직하고 매력적인 음성을 지녔다면, 마주 앉은 그는 차분하면서도 쾌활하게 자신의 음악 이야기를 풀어냈다.

최근 서울 양화로 한 카페에서 만난 프리홀리데이는 “목소리만 들으신 분들은 저를 남자라고 오해하기도 한다”고 말하며 웃음을 보였다. 노래를 듣고 잘생긴 남자 보컬을 떠올렸다가, 여성 솔로 가수임을 알고 깜짝 놀라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 노래 외에 알려진 정보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처음에 노래를 듣고 보컬이 남자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런데 앨범 재킷에는 여자 얼굴이 있으니, 혼성듀오로 알고 계시는 분들도 있죠. 공연하기 위해 갔는데 제 노래만 들었던 관계자가 저를 보고 ‘프리홀리데이는 어디에 있느냐’고 물은 적도 있어요.”

남자도, 혼성듀오도 아니다. 여성 싱어송라이터인 프리홀리데이는 자신을 “서울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창작자”라고 소개했다. 그에 관한 설명을 더하자면 다음과 같다. 영국에서 음악 공부를 마쳤고,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매년 겨울 자신이 쓴 노래들을 발표했다. 내년에 첫 정규앨범을 발표할 예정이다. 그리고 소속사 없이 활동한다. 많은 이들이 두 번째로 놀라는 지점이다.

“소속사가 없어요. 회사를 찾지 않은 이유는 없어요.(웃음) 영국에서 돌아와 국내 활동을 시작한 이후로 아직 마음에 맞는 회사를 찾지 못했어요. 저와 잘 맞는 회사에서 제안이 온다면 거절하지는 않을 거예요. 혼자 일하는 게 쉽지는 않거든요. 하지만 홀로 일하면서 많은 분들을 만나고, 그 과정에서 배우는 것도 많아요. 앨범을 만들면서 실연자 등록부터 유통사 접촉까지 모두 제가 했거든요. 이런 경험이 모두 음악을 하는 데 도움이 되리라 믿어요. 저는 제가 겪은 일들을 노래로 만드는 편이라, 모든 과정과 경험을 소중하게 생각해요.”

프리홀리데이가 한국에서 쉽지 않은 길을 선택한 것은, 영국에서 음악에 관한 다양한 경험을 쌓은 덕분이다. 두 번의 영국행은 그를 음악가로 만들었다. 중학생 시절 영국에서 길거리 공연을 보고 감명을 받아 음악을 하리라 마음먹은 그가, 음악을 공부하기 위해 영국 유학길에 오른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어릴 적부터 피아노를 쳤기 때문에 음악은 제게 자연스러운 것이었어요. 가수가 되리라곤 생각하지 못했지만요. 중학교 1학년 때 잠시 영국으로 어학연수를 갔는데, 그곳에서 버스킹하는 할아버지를 보고 새로운 세계에 눈 떴죠. 한국으로 돌아와 노래를 하겠다고 선언했어요. 부모님의 반대가 있었지만, 실용음악과 진학에 성공해 노래를 배웠죠. 졸업을 앞두고 문득 정말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되돌아보게 됐어요. 노래뿐만 아니라 작곡이나 글쓰기 같은 창작을 하고 싶다는 걸 깨닫고 영국 유학을 결심했죠.”

프리홀리데이는 영국에서 학업과 공연을 함께했다. 예명도 그곳에서 공연을 하며 만들었다. 밴드 콜드플레이, 체인스모커스처럼 독특한 활동명을 짓고 싶었던 그가 떠올린 것은 여행을 떠나기 전의 공항. 그는 “여행을 떠나기 전의 기분 같은 음악을 하고 싶어 지금의 예명을 지었다”고 귀띔했다. 

타지에서 오랜 여행을 마친 프리홀리데이는 2015년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이야기를 짓고 노래를 부르기 위해서다.

“저의 이야기를 쓰고 싶다는 열망을 가지고 한국으로 돌아왔어요. 한국어 가사로 노래를 써서 부르고 싶었거든요. 모국어인 만큼, 표현할 수 있는 깊이나 분위기가 다르니까요. 제가 음악을 하는 이유는 결국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기 때문이에요. 음악으로 에세이를 쓰고 싶어요. 누군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쓰는 한 명의 스토리텔러로 남는 게 제 꿈이에요.”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 / 사진=프리홀리데이 제공

인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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