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집에서 맥주를 만들 수 있도록 돕는 ‘LG 홈브루(LG HomeBrew)’를 공개, 또 한 번의 가전 시장 혁신을 예고했다.
LG전자는 11일 “누구나 손쉽게 나만의 수제 맥주를 만들 수 있는 혁신적인 캡슐 맥주 제조기로 홈브루잉(Home Brewing, 자가 양조) 시대를 본격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홈브루는 발효부터 세척까지의 맥주 제조 전 과정을 자동화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원료를 상온에서 발효시킨 후 별도 용기에 옮겨 담아 탄산화와 저온 숙성을 거치는 발효과정은 매우 어려운데, LG전자는 이 과정에 사용하는 핵심기술을 자체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수제 맥주 제조에 필요한 캡슐 세트는 몰트 제조사 문톤스의 리미엄 몰트, 발효를 돕는 이스트(Yeast, 효모), 맥주에 풍미를 더하는 홉(Hop), 플레이버(Flavor, 향료) 등 4가지로 구성됐다. 사용자가 LG 홈브루에 캡슐과 물을 넣고 작동 버튼을 누르면 발효와 숙성과정을 포함해 2~3주 만에 5리터의 맥주를 완성할 수 있다. 고객은 제품 전면의 디스플레이와 스마트폰을 통해 맥주가 제조되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으며, 스마트폰 전용 앱으로 간편하게 캡슐을 주문할 수 있다.
LG전자는 자사 렌탈 서비스를 통해 차별화 전략도 꾀한다. LG전자는 자동온수살균세척시스템과 방문케어서비스를 통해 LG 홈브루를 항상 깨끗하게 유지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가 홈브루를 통해 또 한 번의 가전 시장 혁신에 성공할지 업계 이목도 집중된다. 앞서 LG전자는 ‘스타일러’ ‘트윈워시 세탁기’ 등을 통해 기존에 없던 제품을 출시, 시장을 개척한 바 있다. 스타일러는 옷에에 밴 냄새, 생활 구김, 미세먼지 등을 없애주는 의류관리기이며, 트윈워시는 드럼세탁기와 전자동 세탁기가 결합한 ‘2 in 1’ 제품이다. 이후 경쟁사에서 유사한 제품이 나오며 시장이 확장되기도 했다.
다만 홈브루잉 과정을 자동화했다는 점이 소비자에게 단점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캡슐을 이용한 자동화 과정을 거치게 된다면 ‘나만의 맥주’를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맥주는 물과 홉, 효모, 맥아 등 4가지로 만들어진다. 맥아에 효모를 더해 발효시킨 뒤 홉과 함께 끓여 발효 과정을 거치면 맥주가 완성된다.
일반 소비자가 홈브루잉 과정을 거치기 위해서는 홈브루잉 키트 구입, 용기 세척 및 소독, 맥주 원액과 이스트 섞기, 발효, 온도조절 등의 단계를 거쳐야 한다. 재료를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맛도 천지차이다. 맥주 제조 자동화 과정이 득보다 실을 불러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번거로움을 감수하고 가정에서 맥주를 만드는 이유는 개성을 살릴 수 있기 때문”이라며 “캡슐을 이용한다면 맛이 고정돼있는 것 아닌가. 입문자들을 위한 스타터 제품으로는 좋겠지만, 진정한 홈브루잉에 얼마나 닿아있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Grand View Research)에 따르면 전 세계 수제맥주 시장은 2015년 850억 달러(한화 약 95조원)에서 오는 2025년 5029억 달러(한화 약 563조원)로 연평균 19% 이상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승희 기자 aga445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