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버닝썬' 경찰의 결자해지

[친절한 쿡기자] '버닝썬' 경찰의 결자해지

'버닝썬' 경찰의 결자해지

기사승인 2019-02-25 14:57:21

어디서부터 이야기해야 할까요. 시작은 지난해 12월 김모씨의 경찰 신고에서부터 비롯됐습니다. 클럽 관계자들에게 폭행당했다며 신고한 김씨는 출동한 경찰에게 또다시 집단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억울함을 호소하던 김씨는 SNS에 관련 글을 올리고요. 사건은 이렇게 세간에 알려지게 됩니다. 네, 우리 사회를 충격에 몰아넣은 클럽 ‘버닝썬’ 이야기입니다. 폭행으로 시작된 이 사건은 성폭력과 마약으로 번졌습니다. 그리고 이것도 모자라 경찰 유착 의혹까지 받고 있죠.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 21일 버닝썬과 일부 경찰관의 유착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습니다. 모두 의심과 걱정만 했던 뇌물 공여가 수면위로 드러나게 된 것입니다. 현재 경찰은 관련자들의 계좌 및 통신 기록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강제수사에 돌입한 상태입니다. 

폭행, 성폭력, 마약 모두 물의이지만 가장 심각한 것은 버닝썬과 경찰과의 유착 의혹입니다. 범죄를 수사해야 할 경찰이 오히려 이를 눈감아 주고 방조했다는 내용은 그것이 의혹이라고 해도 매우 중대한 문제입니다. 국민의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국민이 경찰을 믿지 못하는 상황은 여기저기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경찰이 경찰을 수사한다는 ‘셀프 수사’ ‘부실 수사’ 논란이 일자 버닝썬 폭행 사건은 강남경찰서에서 광역수사대로 이관됐습니다. 클럽 마약 의혹에 경찰은 앞으로 석 달간 ‘마약과의 전쟁’을 벌이겠다고 공표했지만 여론은 그저 코웃음만 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자치경찰제 도입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경찰이 원하는 기소권과 수사권 분리도 가능할지 의문입니다. 경찰을 이렇게 위태로운 상황으로 내몬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경찰입니다. 어렵지만 불신을 해소할 방법은 있습니다. ‘제 식구 감싸기’ 소리를 듣지 않을 공명한 수사와 통렬한 자기반성이 따른다면 말이죠. 결자해지. 잘못된 매듭을 푸는 건 결국 경찰 손에 달렸습니다. 

민수미 기자 mi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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