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학(56) 현대 모비스 감독과 추일승(56) 고양 오리온 감독이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플레이오프(PO) 미디어데이 ‘만담 듀오’로 떠올랐다.
특히 유 감독의 “더 늦기 전에”는 이번 미디어데이를 뒤집어 놓은 유행어였다.
21일 서울 강남 리베라 호텔에서 열린 PO 미디어데이에는 모비스와 오리온을 포함해 인천 전자랜드, 창원 LG, 전주 KCC, 부산 KT등 6개팀 감독과 선수들이 한 데 모였다.
각 구단들을 향한 견제와 도발이 이어진 가운데 두 명장의 입담 싸움이 눈길을 끌었다.
같은 나이에, 실업농구 시절 기아자동차에서 한솥밥을 먹은 이들은 농구계 유명 ‘절친’이다.
시작은 추 감독이 끊었다. 추 감독은 출사표를 말하는 순서에서 “리그 흥행을 위해서 10연패를 했다. 다가오는 플레이오프에선 우승을 해보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오리온은 올 시즌 초 10연패에 빠졌다. 하지만 팀을 재정비해 5위로 리그를 끝마쳤다. KBL 역사상 10연패 후 PO에 진출한 팀은 오리온이 최초다.
우승팀을 예상하는 순서에서 본격적으로 두 감독의 입담이 맞부딪혔다.
추 감독이 이어진 순서에서 “내가 컨디션이 안 좋으면 모비스가 우승할 것 같다”며 유 감독을 겨냥하자, 유 감독은 “뭐 오리온이 선택했으니, 나도 오리온”이라며 맞받아쳤다.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유 감독은 KCC와 오리온 중 맞붙고 싶은 팀을 꼽아달라는 요청에 “버거운 상대는 없고 그냥 추 감독아, 올라와라. 더 늦기 전에 마지막으로 한 판 붙자”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오리온을 향해 각 구단이 질문을 하는 순서에서도 유 감독은 “플레이오프에 올라온 거 축하하고, 더 늦기 전에 우리 한 번 해보는 거 어때?”라며 추 감독을 괴롭혔다.
이에 추 감독은 유 감독 옆에 앉은 이대성에게 “대성아 너 진실 되게 살았니, 너네 감독과 나 중에 누가 더 늙어 보이냐”며 발끈했다.
“대답해야 되나요?”라며 당혹스러워 하던 이대성이 “답이 옆에 나와 있다. 우리 감독님이 더 젊어 보인다”라고 답하자 추 감독은 고개를 푹 숙였다.
유 감독의 공세는 계속됐다. 모비스에게 질문을 하는 순서에서 유 감독과 이대성의 자유투 대결 얘기가 나왔다.
그러자 유 감독이 돌연 추 감독을 향해 “더 늦기 전에 자유투 대결을 붙자”고 도발했다. 이를 들은 추 감독은 어이가 없다는 듯 실소를 터뜨리다가 "상대가 30대가 아니면 나는 안붙는다"며 반격했다.
KBL 6강 PO는 23일 전주에서 KCC와 오리온의 경기를 시작으로 막을 올린다.
강남ㅣ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