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분기 실적 발표 결과 중소형 증권사들은 희비가 엇갈렸다. SK증권과 DB금융투자, 교보증권은 좋은 실적을 냈다. 반면 이베스트투자증권과 부국증권, 유안타증권 등은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지난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8% 감소한 184억원이다. 재무상황도 지난해 대비 악화됐다. 순자본비율은 전년 동기 대비 9.3% 줄었다. 순자본비율(NCR)은 금융투자회사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1분기 증시 여건이 좋았던 점, 다른 중소 증권사들의 순자본비율이 대체로 증가세를 보였던 점 등을 감안하면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부진한 성적표를 내놓은 셈이다. 최근 관리종목 지정 해제를 위한 유상증자를 마친 덕분에 순자본비율이 소폭 상승했으나, 2분기 실적 개선은 미지수다. 1분기 실적의 상당 부분을 증시 여건에 힘입은 운용수익이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과 규모가 비슷한 SK증권, KTB투자증권 등은 투자은행(IB) 실적을 기반으로 호실적을 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외에도 부국증권의 지난 1분기 연결 기준 순이익은 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7% 감소했다. 유안타증권의 순이익도 23.3% 줄어든 230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두 증권사의 재무건전성은 안정적인 편이다. 부국증권의 1분기 순자본비율은 589.5%, 유안타증권은 503.0%를 기록했다.
반면 중소형 증권사 중 눈에 띄는 호실적을 낸 곳들도 있다. SK증권은 지난 1분기 전년 대비 228% 증가한 21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투자은행(IB)과 자기매매에서 좋은 실적을 낸 덕분이다. 특히 투자은행 부문 순이익은 특히 147억2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대폭 개선됐다. 순자본비율도 306.4%로 전년 동기 236.5%에 비해 뚜렷한 개선세를 보였다.
KTB투자증권의 경우 1분기 순이익은 119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다소 아쉬운 성적을 냈으나, 영업이익이 1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5% 늘었다. 투자은행에서 부분에서 91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이 실적을 견인했다. 재무건전성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KTB투자증권의 이번 분기 순자본비율은 580.2%로 전년 470.1%에 비해 대폭 증가했다.
교보증권도 전년 동기 대비 44.2% 늘어난 286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DB금융투자의 당기 순이익은 2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8% 늘었다. 교보증권과 DB금융투자의 1분기 순자본비율도 각각 399.0%, 335.4%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재무 사정도 나아졌다는 평가다.
2분기는 1분기에 비해 증시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증시 상황이 안 좋을수록 거래대금이 줄어 위탁매매 실적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증권사 관계자는 “2분기에는 1분기처럼 트레이딩 실적이 뒷받침해주지 못할 전망”이라며 “1분기까지 투자은행 등 다양한 수익 기반을 갖춘 증권사들이 좋은 실적을 기대해볼 수 있겠다”고 내다봤다. 이어 “중소 증권사 중에서는 특히 IB 기반을 제대로 다지지 못한 곳이 불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영의 기자 ysyu101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