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까지 추락했던 비트코인 가격이 1400만원을 회복하는 등 가상화폐 시장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다시 가상화폐 투자에 뛰어들기는 이르다고 조언한다.
1일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오후 3시56분 기준 비트코인은 118만원(8.09%) 내린 1340만원에 거래 되고 있다. 1300만원에서 1400만원 선을 오가며 혼조세를 보이는 양상이다. 이더리움과 라이트코인, 리플 등 다른 가상화폐들도 연일 10% 안팎의 등락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비트코인이 1400만원 대를 회복한 것은 지난해 2월 이후 약 16개월만이다. 지난해 초 정부가 가상화폐 거래 신규 계좌 발급을 규제하고 강력한 규제 입장을 내놓자 시장은 한동안 잠잠해졌다. 연일 하락장이 이어졌다. 2000만원을 호가했던 비트코인이 지난해 말에는 300만원 대까지 추락했다.
침체됐던 가상화폐 시장에 변동성을 불어넣은 것은 상용화에 대한 기대감이다. 페이스북은 지난달 18일 자체 가상화폐 ‘리브라’ 도입을 예고했다. 또 미국의 JP 모건 체이스, 자산운용사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 등 해외 유력 금융기관 및 금융사들이 자체적 가상화폐 개발에 나섰다. 이처럼 가상화폐에 대한 긍정적인 소식이 잇따르자 투자심리가 자극 받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문가들은 아직 가상화폐 투자는 관망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가상화폐들의 가격 회복세 속에 추격매수에 나서는 것은 위험하다는 진단이다.
신한금융투자 김윤서 연구원은 “지금은 변동성이 높은 시기라서 관망이 필요하다. 추격 매수에 나서기는 애매한 시기라”며 “현재 좋은 소식이 많이 전해지긴 했으나, 가상화폐 시장은 예측 불가능한 면이 크다”고 설명했다.
가상화폐가 상용화 된 이후에는 오히려 현재와 같은 높은 가격대를 장담할 수 없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실제로 통화 자체는 가격 안정이 기반이 되어야 한다”며 “정말로 가상화폐가 상용화가 이뤄져 화폐기능을 하게 된다면 지금처럼 가격 변동성이 크게 올라갈 가능성이 없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과도한 가격 변동성은 가상화폐의 상용화를 위한 선결 과제로 지적돼왔다.
박 연구원은 또 “중장기적으로 보면 남을 통화는 남고, 퇴출될 통화는 퇴출될 것”이라며 “시중에 나와 있는 가상화폐 중 실용성과 범용성이 떨어지는 종류는 자연스레 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존재 이유가 부족한 상태로 시장에 나온 가상화폐들이 위태로워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시 가격 상승세만 보고 가상화폐 추격 매수에 나서려는 투자자들에게 관망을 권하는 이유다.
한편 가상화폐에 대한 우리 정부의 규제 방침도 변함이 없다. 지난달 27일 금융위원회는 ‘핀테크 금융혁신을 위한 규제혁신 태스크포스(TF)’ 논의 결과를 발표하면서 가상화폐공개(ICO)와 가상화폐를 활용한 해외송금, 금융회사의 가상화폐 보유 등 관련 규제 23건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지영의 기자 ysyu101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