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대우가 네이버와의 전략적 제휴로 상호 지분투자를 단행한 이후 손해 규모가 커지고 있다. 네이버의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탄 영향이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보유 중인 네이버 지분에서 지난 1분기까지 평가손익 기준 1500억원의 손실을 봤다. 매입 당시 5000억원이던 장부가액은 350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전년 동기 손실이 400억원었던 점을 감안하면 최근 1년 새에만 1000억원의 추가 손해가 난 것이다.
제휴를 맺을 당시 미래에셋대우는 네이버 주식을 주당 88만8000원에 매수했다. 이후 네이버의 주가는 내림세를 걸었다. 네이버는 지난해 10월12일 액면분할을 단행했다. 액면분할이란 주식의 액면가액을 일정 비율로 분할해 주식수를 늘리는 것이다. 액면변경일 기준 네이버의 주가는 14만2000원이었다. 지난해 연말에는 12만2000원선으로 14%가량 떨어졌다. 이날 현재 종가 기준 네이버의 주가는 11만7500원이다.
미래에셋대우의 손실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의 주가 회복이 쉽지 않을 전망이기 때문이다. 네이버의 지난 1분기 실적은 매출 1조5109억원, 영업이익 2062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5.4%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19.7% 줄었다. 특히 영업이익의 경우 6분기 연속 감소해왔다. 신사업 부문 등의 부진이 주원인이다.
조만간 발표될 네이버의 2분기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 라인의 간편결제 서비스 사업이 부진한 영향이다. 영업비용 증가세에 비해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라인의 주가는 일본 현지에서 신저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네이버의 성장 모멘텀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이밖에 양사의 공동사업도 다소 부진한 상황이다. 미래에셋대우와 네이버가 함께 출자해 설립한 ‘미래에셋 네이버 아시아 그로쓰사모투자합자회사’에서도 지난 1분기 적잖은 지분 손실이 났다.
미래에셋대우의 손실을 부른 양사의 전략적 제휴는 지난 2017년 6월부터 시작됐다. 네이버와 미래에셋대우는 같은 달 26일 상호간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제휴 이후 미래에셋대우는 네이버와 공동사업, 관련 거래 주관 등 돈독한 관계를 이어왔다. 이전까지 네이버의 주거래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었다. 향후 양사의 전략적 제휴와 우호적 관계가 이어지기 위해선 네이버의 반등 모멘텀이 필요해 보인다는 것이 업계의 평이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이와 관련 “제휴에 변동이 없고 단기투자목적의 주식소유가 아니기 때문에 회계기준상 손익에는 영향이 없다”며 “당사와 네이버가 함께 추진하는 사업들도 일단 투자한지 얼마 되지 않았고, 장기적으로 성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영의 기자 ysyu101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