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보다 부담 덜 해” …오디오 시장으로 확대 중인 ‘개인 방송’

“영상보다 부담 덜 해” …오디오 시장으로 확대 중인 ‘개인 방송’

기사승인 2019-07-04 03:00:00

유튜브가 이끈 ‘영상 시대’에 역설적으로 오디오 콘텐츠 시장도 함께 성장하고 있다. 오디오 콘텐츠에 대한 수요와 공급이 맞아 떨어지면서 영상에 치우쳐있던 개인방송도 오디오 창작으로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인공지능(AI) 스피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등 하드웨어의 발전이 오디오콘텐츠에 대한 접근성을 높인 요인 중 하나다. 또한 영상보다 시각적으로 느끼는 피로도가 적을 뿐 아니라, 듣는 동안 다른 일을 병행할 수 있다는 ‘멀티태스킹’의 강점을 갖고 있다. 사용자들 입장에서 다른 일을 병행하면서도 자신이 필요한 정보를 찾아 듣는 똑똑한 소비심리가 반영된 것이다.

오디오 콘텐츠는 창작자 입장에서도 부담이 덜하다.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사람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영상보다 비용이 더 적게 들 뿐 아니라 얼굴을 공개하지 않아 성향에 따라 개인방송에 욕심을 낼 수 있다.

배철순 개인방송분석연구소 소장은 “과거엔 자신의 지식을 전달하려면 비용도 많이 들고 방송에 나오라고 하면 부담스럽기도 했는데, 현재는 그런 지식전달이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평범한 일이 되었다”며 “유튜버와 달리 오디오 콘텐츠는 얼굴이 안보이니 더 쉽게 진행할 수 있고 소비자 입장에서도 절대 시간을 뺏기지 않고 필요한 정보를 찾아들을 수 있어 수요와 공급이 맞아 떨어졌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초기 시사 콘텐츠가 중심이었던 오디오콘텐츠는 최근 영역을 확대하며 이용자와 접점을 늘리고 있다. 오디오 콘텐츠의 개인방송의 결합으로 급성장 하고 있는 ‘스푼라디오’가 대표적 사례다. 이 회사는 유튜브와 달리 목소리만으로 방송을 진행해 1인 방송을 하고 싶지만 얼굴 공개나 영상 제작이 부담스러운 이들을 공략했다. 전년대비 약 900% 이상 성장하며 지난해 연 매출 230억을 돌파했다. '스푼'이라는 화폐가 있어 아프리카tv의 별풍선처럼 DJ에게 후원할 수 있으며, 스푼이 500개 이상 모이면 현금으로 환전도 가능하다.

음악과 개인방송을 결합한 벅스의 오디오 콘텐츠 채널 ‘뮤직캐스트’도 호응을 얻고 있다. 벅스가 직접 제작‧제공하는 플랫폼이어서 방송에서의 음악 저작권 이슈를 해결해 방송에서 소개된 음악을 곧바로 청취할 수 있다. 3년전 ‘악필남’ 단독 방송으로 시작한 뮤직캐스트는 현재 25개로 확대됐다.

뮤직캐스트는 오픈 플랫폼이 아닌 벅스와 제휴를 맺은 사람들이 대상이다. DJ를 연예인 뿐 아니라 유튜브 더빙 크리에이터 유준호, 가요기획사 관계자, 작가 박근호 등 다양한 출연자들을 섭외했다.

벅스 관계자는 “다른 팟캐스트가 음악을 소개하고 직접 음원을 들려줄 수 없었던 반면 뮤직캐스트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나누며 즉시 음악도 들을 수 있다는 차별점이 있다”며 “다양한 DJ들을 섭외해 앞으로도 채널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오디오 시장도 확대 되면서 콘텐츠 시장 자체가 커지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영상콘텐츠 시장처럼 오디오 콘텐츠도 수익모델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지는 지켜봐야할 부분이다. 아직까지 영상 플랫폼에 비해 오디오 플랫폼에 모인 소비자 규모가 적을 뿐 아니라 오디오에서의 제품 광고는 영상에 비해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한 미디어 업계 관계자는 “대중매체에 편중되어있던 광고 규모가 최근 영상, 배너, 오디오 등으로 흩어지는 추세인데 그 기준점은 청자의 숫자”라며 “유튜브의 경우 영상을 통해 제품 설명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는 특징으로 몇백만명이 모인 창작자에 광고가 몰리는 반면 팟캐스트는 영상만큼 광고가 잘 붙지 않아 아직까지 청취자들의 후원 형식으로 수익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안나 기자 la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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