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상반기 22개 기업이 액면분할에 나선 것으로 집계됐다. 통상적으로 액면분할은 주가에 호재로 평가되지만 실제 효과는 미미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동안 액면분할을 단행한 회사는 22개사다. 코스피종목 11개사, 코스닥종목 11개사다. 최근 2년 기준으로 보면 지난 2017년에 38개 기업이, 지난해 30개 기업이 액면분할을 시행했다.
액면분할은 주식의 액면가를 일정 비율로 나눠 유통 주식 수를 늘리는 것을 말한다. 이같은 '주식 쪼개기'는 일반적으로 주주가치 제고 정책에 속한다. 액면분할로 주당 가격 저하와 유통 물량이 증가하면 접근성이 높아져서다. 주식 가격이 높고 수량이 한정적이면 시장에서 원활히 유통되기 어렵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이번에 액면분할에 나선 기업의 주가 흐름이 긍정적일지는 미지수다. 앞서 액면분할에 나선 기업들이 시행 초기에 받았던 관심에 비해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4일 액면분할을 단행한 삼성전자의 주가는 5만3000원으로 출발했다. 액면분할 직전 금액은 265만원이었다. 당초 접근성 향상을 통해 투자자가 몰릴 것이 기대됐으나 주가는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같은달 15일부터 4만원선으로 내려온 이후 올해 상반기 초에는 3만원선까지 내려앉았다. 최근 1년간 삼성전자는 한 번도 액면분할 당시 금액을 회복하지 못했다. 이날 종가 기준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2.74% 하락한 4만4400원이다.
액면분할 효과를 기대했던 다른 기업인 네이버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액면변경일 기준 네이버의 주가는 14만2000원이었다. 이날 현재 종가 기준 네이버의 주가는 11만8500원이다. 지속적으로 내림세를 걷던 네이버 주가도 액면분할 금액 대비 10% 이상 떨어진 것이다.
삼부토건과 미래이엔지 등 상반기에 액면분할을 단행한 기업 중에서도 오히려 액면 분할 당시의 금액보다 하락한 경우도 있다.
액면분할을 단행하는 기업에는 일시적으로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려 주가가 치솟기도 한다. 추가 상승을 기대하는 투자 심리의 반영이다. 이에 대해 한국투자증권 송승연 연구원은 “사실상 액면분할은 주주 입장에서는 큰 영향이 없다“며 “액면분할을 통해 유통 물량이 늘어난다고 해서 모두 호재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송 연구원은 이어 “기업마다 액면 분할 단행의 세부 배경이 다르기 때문에 개별적으로 내부 상황을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영의 기자 ysyu101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