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어음 시장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 5월 KB증권이 세 번째 발행어음사업자로 인가받은 데 이어 하나금융투자와 신한금융투자 등 자기자본 요건을 갖춘 증권사들의 인가 도전이 잇따를 전망이다.
하나금투는 10일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종합금융투자사(종투사)로 지정될 예정이다. 자기자본 3조 이상의 증권사는 종투사로 지정받아 자기자본의 2배까지 기업 신용공여 업무를 할 수 있다.
종투사가 되는 하나금투는 다음 단계로 자기자본 추가 확충을 통한 발행어음 사업 인가에 도전할 전망이다. 지난 1분기 기준 하나금투의 자기자본은 3조2918억원이다. 추가로 7000억원 가량 추가 증자를 할 경우 발행어음 도전 요건을 충족하는 셈이다.
발행어음은 종합금융사가 자금 조달을 위해 스스로 발행하는 단기 금융상품을 말한다다. 자기자본 4조 이상의 초대형 투자은행(IB)만 사업인가를 받을 수 있다. 증권사들이 발행어음 사업 인가에 앞다퉈 도전하는 것은 자금 확보로 투자 여력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가를 받은 증권사들은 최대 자기자본의 2배까지 자금을 조달해 기업금융과 부동산금융투자, 회사채 인수 등에 활용할 수 있다.
현재 국내 종금사 7곳 중 발행어음 인가를 받은 곳은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KB증권이다.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은 이미 자기자본 4조원 이상으로 요건을 갖췄으나 각각 일감몰아주기 관련 징계와 오너의 재판 문제 등으로 지연되고 있다.
하나금투 외에 하반기 중 발행어음 인가 신청이 점쳐지는 곳은 신한금투다. 지난 1분기 기준 신한금투의 자기자본은 3조4092억원이다. 다만 지난 6월 중 모회사인 신한금융지주를 통해 66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할 예정이었으나 지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신한금투의 낮은 자기자본이익률(ROE) 때문에 지주에서 체질개선을 요구했다는 평가다.
신한금투는 공시 사항대로 내달 초 유상증자가 이뤄지면 단기금융업 인가를 신청할 수 있다. 다만 8월 중 유상증자 진행 여부는 미지수다. 신한금투와 신한지주 모두 정확한 일정에 대해서는 답변을 회피했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확답 드릴 수 있는 부분이 없다”면서도 “유상증자는 결정된 부분이므로 진행될 것이다. 정확한 일정은 위에서 결정하실 부분이라 답변 드릴 수가 없다”고 말했다.
지영의 기자 ysyu101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