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범기인 ‘욱일승천기’(욱일기)를 연상케 하는 디자인이 국내 제품에서 계속 발견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욱일기에 대한 부정적인 의미를 확산시키는 문화적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한국 홍보 전문가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1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오는 29일까지 집중적으로 국내 욱일기(전범기) 디자인 사례를 제보받겠다”고 밝혔다.
서 교수는 “욱일기 문양이 (국내에) 이렇게 많았는지 몰랐다”며 “이번을 계기로 욱일기 등 일제 잔재 청산을 제대로 하려고 한다. 동네, 학교, 직장을 다니면서 잘 살펴 봐달라”고 당부했다.
전범기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과 일본 등 전범국 군대가 사용했던 상징기를 말한다. 독일의 하켄크로이츠, 일본의 욱일기가 대표적이다.
하켄크로이츠와는 달리 욱일기 디자인 논란은 계속돼왔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택배연대노동조합(택배노조)은 “유니클로는 ‘욱일기’를 디자인으로 사용해 온 대표적인 일본기업”이라며 “배송 거부에 돌입한다”고 지난달 선언한 바 있다. 유니클로는 지난 2010년 일본의 사탕 기업 ‘아사다 아메’와 콜라보레이션 한 제품 디자인이 욱일기를 연상 시켜 소비자들에게 뭇매를 맞았다.
자라, 나이키, 슈프림, 생로랑 등 글로벌 브랜드들도 욱일기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이 가미된 상품을 출시해 국내 소비자의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욱일기 디자인이 계속 사용되고 있는 이유에 대해 패션 전문가는 ‘문제의식이 없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서승희 성균관대학교 의상학과 교수는 “독일은 하켄크로이츠 사용 금지를 법으로 지정해 전 세계적으로 ‘저것은 나쁜 것이라는 인식’을 확산시켰다”며 “반면 욱일기는 사용을 단속할만한 규제가 국내에 없는 것은 물론, 일본에서도 제정돼 있지 않아 이러한 인식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서승희 교수는 “해외에서는 욱일기가 갖는 의미조차 모른 채 사용하는 디자이너도 많다”며 “국내에서라도 욱일기의 부정적인 의미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이를 전 세계적으로 이슈화하려는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민경 기자 smk503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