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기부전 노인의 고민, 약으로 모두 다 해결 안돼
#글// 이윤수 이윤수&조성완비뇨의학과 대표원장
“얼마 전부터 비아그라(실데나필 제제) 세 알을 먹어도 안 돼요. 음경보형물삽입술이란 수술법이 있다는데, 이 수술을 받으면 옛날처럼 원만한 성생활이 가능해지는 건가요?”
자영업을 하신다는 60대 후반의 노신사 K씨의 질문이다. 주변 지인의 소개로 방문을 하게 됐노라며 발기부전 치료제를 한꺼번에 3알을 먹어도 좋아지질 않아 고민이 많다고 호소했다.
“어이쿠! 한 번에 3알이나 복용하셨다고요? 실데나필 제제의 경우 한 알 100㎎이 최고 용량인데, 임의로 그렇게 많이 복용하시면 위험합니다.”
내가 놀라서 그러면 안 된다고 만류했으나, 그는 오죽 답답했으면 그랬겠냐고 항변을 했다. 성관계가 가능해질 정도로 발기가 되지 않다보니 죽어도 좋다는 심정으로 한 번에 세 알까지 먹게 됐다는 하소연이다.
사실 그도 처음엔 한 알만 먹어도 발기가 잘 이뤄졌다고 했다. 그런데 1년 전부터 잘 안 되기 시작해 두 알을 복용하게 됐고, 최근 들어 다시 발기 강도가 약해져 세 알 복용까지 시도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 역시 지금은 이래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급기야 음경보형물 삽입수술 상담을 결심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잘 알려진 대로 모든 약에는 정해진 용법과 용량이 있다. 제약사가 많은 실험을 통해 약물 사용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약효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최적의 용법과 정량을 규정해 놓은 것이다. 물론 실상에선 의사의 판단 하에 필요에 따라 제약사가 정해 놓은 용량보다 더 사용하는 경우도 있을 순 있다. 하지만 대개의 경우 가급적 약물 사용 지침대로 본래의 용량과 용법을 준수하기를 권한다.
만일 실데나필 제제를 정해진 것보다 많이 복용하는 게 더 좋을 것 같으면 제약사가 앞장서서 사용지침을 바꾸었을 것이다. 당연히 판매량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비아그라’로 대표되는 실데나필 제제는 한 번에 100㎎(한 알 최대 용량) 이상 사용하지 않는 게 원칙이다. 용량을 더 늘렸다고 해서 약효가 특별히 더 강해지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부작용을 키울 수 있어서다.
실제 발기부전 치료제는 효과도 상당하지만, 뜻밖의 부작용으로 인해 더 이상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발기부전 치료제를 복용해 본 한국인 남자 2명 중 1명 이상(56.5%)이 부작용을 경험했다는 설문조사 결과도 있다. 부작용으로는 안면홍조(52.%)를 가장 많이 경험했고, 이어 가슴 두근거림 14%, 두통 11.7%, 소화불량 5%, 현기증 5% 등의 순서로 나타났다.
실데나필 제제는 음경 내 혈관세포가 산화질소(NO)에 대한 반응으로 혈관을 확장시킴으로써 발기 효과를 일으키게 된다. 덩달아 질산염 화합물의 혈압강하 효과도 강화하는 작용을 한다. 따라서 심장병으로 유기 질산염 제제를 복용 중인 환자가 실데나필 제제를 복용하는 것은 절대 금기사항이다.
다른 약제와 마찬가지로 실데나필 제제도 과용할 경우 부작용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 사용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