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명절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많은 이들이 ‘추석빔’을 준비하고 있다. ‘빔’이란 명절을 맞아 옷을 새로 차려입는 것을 말한다. 그간 한복은 착용과 보관 등의 불편함으로 외면받아 왔으나, 최근 현대화한 모습으로 소비자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우리나라 전통 빔, 한복은 활동성을 높인 디자인으로 요즈음 인기를 끌고 있다. 현대 여성 생활한복은 전반적으로 전통한복에 비해 저고리 밑단 길이가 길어졌다. 팔을 들면 겨드랑이가 훤히 드러나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다. 발바닥까지 길게 늘어졌던 치마 밑단은 무릎 위로 올라가 발걸음이 한결 편리해졌다. 옛 무관 공복의 일종인 ‘철릭’은 여성원피스로 탈바꿈하면서 속치마, 저고리 등 여러 옷을 입어야했던 한복의 탈의시간을 대폭 줄였다.
한복의 소재 경계는 사라지고 있다. 실크 뿐만 아니라 폴리에스테르, 면, 데님 소재 한복이 탄생하면서 관리가 한결 용이해졌다. 가을·겨울 시즌을 맞아 트렌치 코트, 캐시미어 코트 등 보온성을 강화한 한복 제품도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유행은 한복에도 접목되고 있다. 생활한복 브랜드 ‘데일리한’의 박진영 디자인 실장은 “브라운 계열 빈티지 드레스가 인기를 끌고 있어 생활한복에 접목시켰다. 또 어깨 볼륨 등 뉴트로를 반영하려고 노력했다”며 “10~20대 고객들께서 많이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던한복 브랜드 ‘시지엔이’(C-ZANN E) 이서정 대표는 “굉장히 아름다운 한복이지만 매일 입기에는 어딘가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어서 양장에 한복 디테일을 조금씩 접목시켰다”며 “해외로 수출하고 있는데 유럽에서도 반응이 굉장히 좋은 편”이라며 “베이징 등 중국에서도 많은 분들이 찾아주신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한복에 소비자는 호평 일색이다. 지난 1일 한복박람회 ‘2019 한복상점’에서 만난 박세영씨(20·학생)는 “일상생활에서 입을 수 있는 한복들이 많이 나와 애용하고 있는 편”이라며 “다양한 한복 많아져서 더 많은 생활한복을 구매해서 입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이보열씨(60·자영업자)는 “예전 한복은 불편하고 활동성이 떨어졌지만 지금은 세련되고 시원해 양복 대신에 중요한 자리에서 입기에 좋다”며 “이번 명절에 생활한복을 입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선영 한복진흥센터 팀장은 “국내는 물론 한류의 영향으로 해외에서도 한복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며 “신진 한복 디자이너 발굴 공모전을 진행해 관련 산업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주기적으로 박람회를 열어 한복 알리기에도 앞장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신민경 기자 smk503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