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국방부가 지난 14일(이하 현지시간) 사우디 아람코 핵심 석유 시설을 공격한 무기가 이란에서 만든 것이라면서 실물을 공개하겠다고 18일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방부는 이날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사우디아라비아 방문에 맞춰 이란이 공격의 주체임을 증명하는 증거를 대외에 공개하고 이날 오후 기자회견도 열 예정이라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이번 아람코 석유 시설 공격을 두고 예멘 반군이 무인기 10대로 공격했다고 했지만, 미국 언론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와 가까운 이란 남서부에서 ‘쿠드스-1’ 크루즈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미 CNN방송은 17일 석유 시설로 발사된 미사일 중 빗나간 미사일에서 온전한 회로판을 사우디아라비아가 수거했고 미국과 함께 분석한 결과 이란의 설계를 기반으로 한 쿠드스-1이라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이란이 걸프 해역에 배치된 미 5함대와 사우디의 레이더를 피해 이란 남서부·쿠웨이트·이라크를 거치는 항로를 이용해 공격했다는 것. 이 항로의 거리는 650㎞다.

지난 7월 예멘 반군이 쿠드스-1 미사일을 자체 개발했다고 무기 전시회에서 공개했다. 당시 서방 무기 전문가들은 이란의 중장거리 크루즈 미사일인 ‘수마르’를 변경했거나 이란에서 밀수한 완제품 미사일을 덧칠한 것이라고 의심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수마르 미사일의 사거리는 1300㎞로 알려져 있다. 예멘 반군의 근거지인 예멘 북부에서 이번에 공격당한 사우디 석유 시설까지 약 1000㎞로 이론적으로 도달할 수 있지만, 반군은 무인기만 사용했다고 발표했다. 또 지금까지 알려진 쿠드스-1 미사일은 수마르보다 작아 사거리가 모자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따라서 사우디 국방부가 18일 공개하겠다는 증거가 쿠드스-1 미사일과 일치한다면 비록 이 미사일이 예멘 반군이 자체 개발했다고 주장하지만, 공격 원점은 예멘이 아닐 가능성이 커진다고 매체가 보도했다. 물론 이 경우에도 이란을 적대하는 사우디와 미국의 일방적인 주장이라 이 증거가 이번 공격에서 쓰인 무기의 부품인지는 완전히 신뢰할 수는 없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