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복=아재패션’이라는 등식은 그간 패션업계에서 흔히 통하는 상식이었다. ‘중년들의 교복’이라고 불릴 만큼 등산복은 집, 회사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40~50대의 사랑을 받아왔다. 그러나 최근 아웃도어 업계에서는 신제품에 레트로 등 유행을 접목하면서 젊은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는 데에 앞장서고 있다.
최근 아웃도어 업계에서 단연 돋보이는 컨셉은 ‘뉴트로’(New-tro)다. 뉴트로란 새로움(New)과 복고(Retro)를 합친 신조어로, 복고(Retro)를 새롭게(New) 즐기는 경향을 말한다. 뉴트로 열풍에 힙입어 마모트, 컬럼비아는 복고풍 라인을 강화하고 있다.
‘컬럼비아’는 뉴트로 감성을 입은 컬렉션 ‘아이콘즈’(ICONS)를 출시한다고 지난 16일 밝혔다. 대표 제품인 ‘사이드라인 파카’는 1990년대 레트로 무드를 담은 패딩 봄버형 재킷이다. 컬럼비아 브랜드 로고와 사선 스트라이프 무늬로 포인트를 더했다. 블랙야크의 아웃도어 브랜드 ‘마모트’(Marmot)는 로고 플레이로 캐주얼하고 영(Young) 한 느낌을 강조한 ‘로고플레이 맨투맨’ 시리즈 4종을 지난 17일 출시했다. 다양한 형태의 빅로고 프린트를 적용했고, 얼씨(Earthy) 색상을 사용한 제품도 함께 선보여 올해 F/W시즌 트렌드도 놓치지 않았다.
얼씨 컬러란 ‘흙 같은(earthy)’ 패션을 말한다. 대표적인 색상으로는 흙이나 나무, 모래 등 자연을 연상시키는 브라운, 카키, 베이지 등이 있다.
유행은 등산화에도 접목되고 있다. 아웃도어 업계 최초로 어글리슈즈를 출시한 ‘디스커버리’는 현재까지 8만족 이상의 제품을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렌드에 맞춰 롯데백화점은 아웃도어 브랜드 ‘내셔널지오그래픽’과 손잡고 롯데백화점 단독으로 어글리슈즈 ‘트리핀 다이노(TRIPPIN DINO)’를 지난달 출시했다. ‘트리핀 다이노’는 롯데백화점이 최근 아웃도어 상품군 내에서 급성장을 하고 있는 ‘내셔널지오그래픽’과 상품 디자인 단계부터 제작까지 약 6개월간 협업해 기획한 상품이다. 경쾌한 느낌과 와일드한 공룡의 감성을 리드미컬한 패턴으로 재해석한 제품이다.
‘영원아웃도어’는 젊은 세대를 겨냥해 새 브랜드를 론칭하기도 했다. 영원아웃도어의 ‘화이트라벨’은 등산복의 기능성에 트렌디한 스타일을 접목한 일상 아웃도어 라인이다. 트렌드한 디자인으로 일상에서 입기에도 부담없으며 스포츠, 아웃도어 활동까지 활용 가능하다.
등산복 인기의 요인은 무엇일까. 아웃도어 업계 관계자는 스트릿 감성과 얼씨룩 컬러감이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마모트 관계자는 “로고 플레이 등 캐주얼 및 스트릿 감성을 담아 젊은 층을 공략해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며 “마모트는 지난해부터 온라인 셀렉샵 ‘무신사’ 입점을 통해 패션 온라인 시대의 맞춤형 제품과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아웃도어 브랜드와 차별화된 마모트만의 브랜드 이미지를 전달할 계획”이라며 “젊은 소비층에게 제품과 함께 마케팅 활동을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신민경 기자 smk503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