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82년생 김지영’(감독 김도영)은 아직 영화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82년생 김지영’을 페미니즘의 상징으로 소비했다. 원작 소설의 영화화 소식이 들리는 순간부터 캐스팅, 촬영을 거쳐 시사회를 열기까지 꾸준히 그랬다. 누군가는 개봉도 하지 않은 영화에 평점 테러를 하고, 누군가는 N차 관람과 영혼 보내기를 약속했다. ‘82년생 김지영’ 제목이 달린 온라인 기사와 온라인 커뮤니티, SNS의 댓글창은 매번 혐오와 논쟁, 경험담이 뒤엉키는 전쟁터가 됐다. 영화의 완성도와 주제 등 작품에 관한 이야기는 찾기 힘들었다.
23일 개봉과 함께 ‘82년생 김지영’은 영화로 다시 태어난다. 영화를 본 관객들은 내용과 주제, 배우들의 연기, 감독의 연출력 등 영화에 관한 얘기를 내놓을 것이다. 그제야 ‘82년생 김지영’은 비로소 영화로서의 생명력을 갖게 되지 않을까. 다만 ‘82년생 김지영’이 댓글·평점 테러를 당하는 건 알아도 어떤 영화인지 모르는 관객들이 많다. ‘82년생 김지영’을 보기 위해 극장을 찾기 전 알면 좋고, 몰라도 괜찮을 영화와 관련된 소소한 이야기들을 키워드로 정리해봤다.
△ ‘조남주 작가’
- ‘82년생 김지영’의 원작 소설을 쓴 작가. 조 작가는 영화 완성본을 보고 “종이 위에 썼던 이야기들이 현실로 올라오는 감동적인 느낌”이었다며 “소설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간 영화라 생각한다. ‘김지영’ 씨에 대한 위로이자 저에게도 격려와 위로를 주었다. 관객들에게도 그런 영화가 되었으면 한다”고 소감을 남겼다.
△ ‘봄바람’
- ‘82년생 김지영’을 제작한 영화사. ‘82년생 김지영’은 봄바람 영화사에서 제작한 첫 영화이기도 하다. 영화 속에도 ‘봄바람’이라는 이름의 회사가 잠깐 등장한다.
△ ‘김도영 감독’
- ‘82년생 김지영’을 연출한 감독. 지난해 연출한 단편 영화 ‘자유연기’로 제17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비정성시 부문에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하는 등 다수의 영화제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82년생 김지영’이 첫 장편 영화 데뷔작이다. 단역과 조연 등으로 활동한 배우 출신 감독이다. 덕분에 배우들의 시야를 신경 쓰고 기술적인 연기 디렉팅을 하는 등 배우를 배려하는 촬영 환경이었다고 한다. ‘82년생 김지영’ 촬영 중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식에 참석하기 위해 상경했다는 에피소드를 정유미가 인터뷰에서 밝히기도 했다.
△ ‘세 번째 호흡’
- ‘82년생 김지영’는 배우 공유, 정유미가 세 번째 함께 출연하는 영화다. 두 사람은 2011년 영화 ‘도가니’, 2016년 영화 ‘부산행’에서 호흡을 맞춘 이후 3년 만에 다시 부부 역할로 만났다.
△ ‘정아영’
- 극 중 김지영과 정대현의 딸 이름. 원작 소설에는 ‘정지원’이지만, 영화에선 ‘정아영’으로 바뀌었다. 촬영 현장에서 “지원아”라고 불러도 반응이 없자, 아역 배우의 본명인 ‘아영’으로 즉석에서 이름을 바꿨다. 공유가 “아영아”라고 부르면 돌아보는 장면이 영화에도 등장한다.
△ ‘부산’
- ‘82년생 김지영’에서 부산 출신으로 그려지는 대현 역을 맡은 배우 공유 역시 부산 출신이다. 하지만 김도영 감독은 이를 모르고 공유에게 부산 사투리 연기를 부탁했고, 부산 출신인 걸 알게 되자 매우 기뻐했다고 한다.
△ ‘평점’
- 포털사이트 다음에선 10점 만점에 6.5점, 영화사이트 왓챠에선 5점 만점에 3.0점(22일 오후 5시 기준)의 평점을 기록 중이다. 같은 시간 영진위 입장권 통합전산만에 기록된 ‘82년생 김지영’의 실시간 예매율은 48.3%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