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우스갯소리로 너무 수위가 세서 은퇴할까 봐 걱정된다고 했지만, 사실 재미가 없을까 봐 그게 더 걱정됐어요.”
개그우먼 박나래가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박나래는 자신의 연애담을 바탕으로 연애와 사랑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솔직하고 섹시하게 풀어내는 스탠드업 코미디 ‘박나래의 농염주의보’ 공연을 지난 5월 개최했다. 당시 공연을 약 1시간 분량으로 편집한 영상은 19일 넷플릭스를 통해 190여개국에 공개됐다.
박나래는 23일 오후 서울 북촌로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넷플릭스 '박나래의 농염주의보' 기자간담회에서 공연을 소화한 소감과 준비 과정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놨다.
박나래가 처음부터 스탠드업 코미디를 할 생각이 있었던 아니었다. 자신도 없고 걱정도 많았다. 그래서 주변에 많이 물어보며 공부했다. 넷플릭스에 올라온 각국의 스탠드업 코미디 영상을 찾아보기도 했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스탠드업 코미디를 준비하면서부터 많이 찾아본 것 같아요. 저도 다른 개그를 항상 모니터하는 편인데 스탠드업 코미디를 당장할 생각은 없었거든요. 넷플릭스에 가입해서 각국의 스탠드업 코미디 대가들의 영상을 봤어요. 멋있는 개그맨들의 무대를 처음 접했는데 소름이 끼치더라고요. 국내에서도 몇 년 전부터 개그맨들이 스탠드업 코미디쇼를 진행하고 있어요. 김영희 씨와 후배들이 하는 무대를 봤는데 제 개그 인생을 돌아봤어요. 제가 너무 보잘 것 없어보이더라고요. 이 친구들이 무대 위에서 마이크 하나로 좌중을 웃기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할 수 있을까 싶어 겁도 먹었고요. 친구들의 무대를 많이 참고했어요.”
‘박나래의 농염주의보’는 그냥 스탠드업 코미디가 아니다. 국내에서 보기 힘들었던 성에 관한 코미디를 한다는 점에서 이색적이었다. 박나래는 자신이 가장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코미디 소재였다고 했다.
“스탠드업 코미디라고 하면 많은 분들이 블랙코미디, 디스, 풍자를 떠올리세요. 제가 가장 편하고 재밌게 코미디를 할 수 있는 소재가 뭘까 생각해봤어요. 전 정치도 전혀 모르고, 누군가를 풍자하지도 못하는 사람이거든요. 그래서 그동안 방송에서 못했고 평소에도 굉장히 좋아하던 섹스 터치 코미디를 생각했어요. 그동안 대한민국 연예인으로서 성적인 얘기를 이렇게 쿨하게 터놓고 할 수 있는 자리가 없었던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이 걱정해주셨지만, 은퇴를 안 하게 돼서 다행이에요. 다들 성에 대한 욕망이 있는데 참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속이 시원했고, 더 해도 되지 않나 싶은 분들도 게셨어요.”
이날 박나래는 “자신이 많이 없었지만, 공연을 하고 나서 ‘하면 또 되는구나’ 싶었다”고 했다. 관객들이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는 것 같아 뿌듯하기도 했다. 더 센 수위로 공연을 한 번 더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번 공연은 사실 제가 치트키를 쓴 거죠. 방송에서 못 보여드렸고 잘할 수 있는 소재를 했잖아요. 다음엔 다른 주제로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어요. 성형이나 키가 작은 사람의 얘기, 임신이나 결혼에 대한 얘기도 해보고 싶어요.”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