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과 헤어지려는 남자친구를 폭행하고 비방한 30대 여배우 H씨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8단독 변성환 판사는 특수협박, 특수폭행, 명예훼손 등으로 기소된 H 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4일 밝혔다.
H씨는 지난해 연인 사이였던 20대 남성이 자신과 헤어지려고 하자 여러 차례 폭행을 가하고, 그의 집에 허락 없이 들어간 혐의를 받는다. 해당 남성을 비방하는 글을 지인들에게 퍼뜨린 혐의도 있다.
H씨는 승용차를 몰아 남자친구를 향해 들이받을 것처럼 돌진하거나, 이 남성이 승용차 보닛 위로 올라간 상황에서도 승용차를 그대로 출발시켜 피해자가 도로에 떨어지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남자친구가 자신을 만나주지 않고 다른 여성을 만나자 이 남성의 지인 80명을 단체 대화창으로 초대해 사생활을 폭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이 사건의 죄질은 다른 폭력 사건과 비교할 때 그리 중하지 않다고 볼 여지도 있지만 피고인은 피해자를 포함한 남성들에 대한 데이트 폭력으로 여러 번 벌금형을 받았고, 점점 그 내용이 중해지고 있다”며 “피해자에게도 사건 발생에 상당한 책임이 있는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이 피해자와 더는 교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지만, 앞서 본 사정들을 고려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한다”고 판시했다.
또 재판부는 “부부간 폭력과 소위 데이트 폭력은 남녀 간 애정 문제여서 수사기관 등에서 사법적 개입을 자제해 온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최근 이런 범죄 내용이 오히려 점점 흉악해지는 것은 초기에 사법적 개입을 자제한 것이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