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5G 상용화 이후 국내 가입자는 7개월만에 400만명이 넘어서며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국내 5G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배경으로 삼성전자는 다양한 디바이스와 인구 대비 높은 비율의 커버리지를 꼽았다.
노원일 삼성전자 네트워크 부문 상무는 3일 서울 중구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5G 버티컬 서밋 2019’에서 “글로벌 5G 가입자는 3년 안에 5억명을 달성하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며 "과거 3G는 10년, 4G는 5년이 걸렸던 것과 비교하면 5G 가입자 증가 속도는 빨라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5G 급성장의 배경으로 다양한 디바이스를 꼽았다. 삼성전자가 올해 4월 '갤럭시 S10 5G'를 출시한 이후, 스마트폰·동글·핫스팟 등 45개 정도의 다양한 5G 디바이스가 전세계적으로 출시됐다. 노 상무는 "디바이스가 5G 상용화의 핵심 요소인데 다양하게 출시되면서 우리는 기하급수적인 5G 서비스 확장을 목도하고 있다"며 "앞으로 다양한 종류의 단말이 출시되면 5G 시장은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나라 5G 서비스 최대 강점으로 인구 대비 높은 커버리지를 제시했다. 현재 국내 5G 서비스는 85개 도시에서 제공되고 있고, 18만개 기지국이 설치돼 있다. 기지국은 올해 23만개로 확장될 예정으로 이는 전체 인구의 93~95% 수준이다. 노 상무는 "한국의 전국적 커버리지는 2022년이면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데, 많은 국가가 5G를 상용화하고 있지만 어떤 곳도 이런 높은 비율의 인구 대비 커버리지를 보이는 곳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날 연설 중에는 5G 열풍에 대해 한국이 '갈라파고스 신드롬'을 겪지 않도록 주의해야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갈라파고스 신드롬이란 세계적인 기술력으로 만든 상품이지만 자국 시장만을 생각한 표준과 규격을 사용하여 국제적으로 고립되는 현상이다.
오노에 세이조 NTT 도코모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이날 "한국이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한 것을 축하하고, 그 열정을 저도 공감한다"면서도 "과거 3G 상용화 당시 우리는 세계 최초가 항상 좋지만은 않다는 교훈을 얻었기 때문에 지금 한국의 상황이 우려되는 점이 있다"고 말했다.
NTT 도코모는 지난 2001년 3G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선보이며 빠르게 성장한 이력이 있다. 일본 통신산업은 세계 어떤 나라보다도 빠르게 3G 시장이 커졌지만 내수시장에 치중한 나머지 글로벌 시장에선 경쟁력이 약했다. 한국의 5G가 같은 위기를 겪지 않도록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게 그의 지적이다.
오노에 세이조 CTO는 이동통신 세대에 대한 '짝수의 법칙'을 설명하며 다소 부정적인 의견과 이에 대한 해결 과제를 제시했다. 그는 "통신기술의 세대적 진화에선 2G나 4G 등 홀수보다 짝수에서 대대적 성공이 이뤄져왔다"며 "5G가 이 법칙을 깨고 성공하려면 기술요구사항의 복잡성을 넘어 산업간 융합 사례를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안나 기자 la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