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인재영입 2호 원종건, MBC ‘눈을 떠요’ 소년

민주당 인재영입 2호 원종건, MBC ‘눈을 떠요’ 소년

기사승인 2019-12-29 15:51:34

더불어민주당이 29일 ‘영입인재 2호’로 발표한 원종건(26) 씨는 14년 전 MBC ‘눈을 떠요’에서 시각장애인 어머니와의 이야기로 화제를 모은 인물이다.

원 씨는 초등학교 6학년 때인 2005년 MBC ‘느낌표’의 ‘눈을 떠요’ 코너에 각막 기증으로 눈을 뜬 어머니와 함께 소개돼 많은 시청자를 울렸다.

1993년 경기도 안산에서 태어난 원씨는 3세 때 아버지를 간경화로 잃었다. 심장 이상을 안고 태어난 여동생은 태어나자마자 스웨덴으로 입양됐다. 유일한 보호자인 어머니 박진숙(57)씨는 시·청각 장애인이었다.

‘느낌표’를 통해 어머니가 개안 수술을 한 뒤 각계에서 후원 의사가 쏟아졌지만 원 씨와 박 씨는 이를 사양하고, 오히려 자신보다 어려운 소외계층을 위해 꾸준히 봉사활동과 선행을 펼쳐왔다.

원 씨는 경희대 언론정보학과를 졸업한 뒤 현재 이베이코리아 기업홍보팀 소셜임팩트 담당으로 근무하고 있다. 공익 프로젝트로 장애인 인권·처우개선과 소외계층 지원 강화와 관련한 강연 활동도 진행 중이다.

또한 원 씨는 청각장애인 인식 개선을 위해 ‘벙어리장갑 호칭 개선 캠페인’도 벌여 ‘엄지장갑’이라는 말이 전파되는 데 공헌했다. 아울러 청각장애인과 수어통역사를 연결하는 앱을 기획·개발하는 등의 공로를 인정받아 2015년 삼성행복대상 청소년상을 수상했고 이듬해에는 서울시 청년상과 정부에서 수여하는 대한민국 인재상도 받았다.

박 씨는 지금도 폐지를 수거해 모은 돈을 복지시설에 기부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원씨 역시 지금까지 50 차례 이상 헌혈을 하고 박 씨와 함께 사후 장기 기증도 서약했다.

원 씨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제가 감히 이 땅의 청년을 대표하지는 못한다. 다만 공감하고 함께할 뿐“이라며 ”청년과 함께 아파하는 공감의 정치를 통해, 나이로 따지는 세대교체가 아니라 세심한 관심과 사랑으로 바꾸는 진정한 세대교체를 이루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저와 어머니는 사회로부터 받은 사랑을 나누기 위해 나름 노력하며 살았다”며 “장애를 가진 한 가난한 여성이 어린아이를 홀로 키우며 살아가기 쉽지 않았지만, 우리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돕고 살 수 있다는 것이 세상을 살아가는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저와 어머니, 그리고 우리가 아는 많은 분은 아직도 굶지 않고, 쫓겨나지 않고 사는 일이 정말 중요하다”며 “어머니께 그런 분들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고 했더니 어머니는 ‘세상이 널 키웠다. 이제 네가 세상에 효도해라’라고 말씀하셨다”고 덧붙였다.

원 씨는 민주당의 영입 제안을 처음엔 고사했다고 한다. 그러나 어머니 박 씨가 ‘받는 사람의 마음으로 정치를 해보면 어떻겠냐. 청년 당사자로 청년에 대한 말을 직접 해보면 어떻겠느냐’는 말에 큰 힘을 얻어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결심했다.

그는 “국민의 입장이 돼서 조금 더 생각하고 조금 더 세심하게 배려하면 우리 정치는 많이 바뀔 것”이라며 “양지보다는 그늘, 편한 사람보다는 힘든 사람들, 여유 있는 사람들보다는 어려운 사람들, 한참 앞서가는 사람들보다는 뒤처진 사람들을 보다 따뜻하게 보듬는 일이 정치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해찬 대표는 “젊은 사람을 대변할 수 있는 20∼30대 정치인들이 별로 없었는데 원종건 님이 과감하게 도전해준 것을 보고 고맙게 생각한다”면서 “정치에는 사회에 대한 열정, 책임감, 균형 있게 보는 사고라는 세 가지 덕목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민주당은 원 씨의 멘토 의원으로 박주민 최고위원을 지정했다.

민주당은 앞서 발표한 최예영 강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40)와 이번 원 씨에 이어 내년 설 연휴 전까지 10여명의 영입인재를 순차 발표할 예정이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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