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수장 교체를 앞두고 치러질 올 1월 인사를 놓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오는 3월 횡창규 회장의 임기가 끝나고 새로 구현모 체제가 출범하는 가운데 아직 '한 지붕 두 수장'의 상황이 이어져 인사 조율이 관심사다. 새로 KT의 수장이 된 구현모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사장)의 이번 인사가 KT의 새판짜기의 첫발이 될 수 있다.
7일 KT관계자는 "1월 중순경 조직개편과 함께 임직원 인사가 실시될 예정"이라며 "황 회장과 구현모 사장이 사전 협의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노고가 있는 임원들에 대해 황 회장과 대화가 있을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구 사장이 앞으로 이끌어갈 KT의 모습이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쟁사인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임원인사를 마친 데 비하면 KT 인사는 한 달 늦는 셈이다. 안팎에서는 CEO가 바뀌는 만큼 조직개편 규모는 꽤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인사에서 핵심은 그간의 황 회장 복심들의 거취다. 특히 구 회장과 같은 직급인 사장급에서 어떤 인사 변화가 일어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KT에서 사장급은 현재 4명이다. 구 부문장을 포함해 김인회 경영기획부문장, 이동면 미래플랫폼사업부문장, 오성목 네트워크부문장이다. 이중 김인회 사장과 이동면 사장은 황 회장과 함께 KT 사내이사로 재직하고 있어 황 회장의 최측근으로 불린다.
앞서 KT는 지난해 3월 주주총회를 거쳐 사내이사였던 구현모 사장과 오성목 사장을 김인회 사장과 이동면 사장으로 교체한 바 있다. 김인회 사장은 애초에 유력한 차기 회장 후보로 거론되었지만 사내이사가 되면서 차기회장을 뽑는 지배구조위원회 위원이 되어 이번 CEO 후보군에 오르지 못했다.
여기에 KT 회장 자리를 놓고 구 부문장과 경쟁했던 사내 후보는 이동면 사장과 박윤영 기업사업부문 부사장이 있다. 이동면 사장은 사장급이면서 구 회장과 직접적인 경쟁자로 견제의 대상일 수 있다. 최종까지 구현모 사장과 경합했던 박윤영 부사장은 최종까지 엎치락뒤치락하며 강력함을 보여줬다.
구 부문장이 이들에 대해 '칼'을 들이밀지, 아니면 '포용'할지가 관심사다. 일각에서는 구 사장 역시 황 회장의 비서실장이었기 때문에 황 회장의 사람들을 그대로 가져가며 큰 변동은 없을 거라고 보기도 한다. 또 주요 보직자들이 그 분야에 걸맞는 전문성을 갖추고 있어 당장 빠지면 타격을 줄 수 있다. 반면 새로운 KT의 출범을 위해 정리할 수 있는 임원들은 정리하고자 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여기에 차후 KT 회장직이 '사장'직으로 직급을 낮추는 데다 급여도 사장에 준하게 받게 된 것도 하나의 변수다. 종래의 황 회장 산하에서 실시된 '부문장 사장' 직급의 유지가 어려울 거라는 예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따라서 향후 구현모 체제에는 이 사장급들이 한꺼번에 옷을 벗고 부문장의 급을 낮출 가능성도 있다.
구현모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이 앞으로 끌어나갈 KT의 미래상도 이번 인사에 확연히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황 회장은 '5G'와 'AI'를 언급하며 KT의 핵심정체성으로 삼은 바 있다. 앞으로도 구 사장이 황 회장의 뜻을 이어갈지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KT는 확대되고 있는 5세대이동통신(5G)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유료방송 부문에서 체급이 달라진 경쟁자들을 제치고 1위를 수성하는 등의 과제를 안고 있다. 이미 LG유플러스가 CJ헬로비전을, SK텔레콤은 티브로드를 인수하며 경쟁자들의 위협이 거세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남중수 전 KT 사장 이후 12년만에 정치권과 정부의 압력 없이 KT 내부 인사가 사장이 되면서 KT 직원들의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큰 상황"이라며 "5G, AI, 빅데이터 등 KT에 꼭 필요한 사업들을 위주로 조직 개편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