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웅, 타다금지법에 일침 "택시면허 과보호, 미래 만드는 사업 저해"

이재웅, 타다금지법에 일침 "택시면허 과보호, 미래 만드는 사업 저해"

기사승인 2020-01-16 18:07:43

"택시 면허권이라는 제도를 과도하게 보호하는 게 맞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미래를 놓고 보면 미래 만드는 산업들이 잘 나올 수 없는 것이라고 봅니다."

타다를 운영하는 이재웅 쏘카 대표는 16일 서울 성홍타워에서 '타다금지법을 금지하다'라는 주제로 한 박경신 고려대 교수와의 긴급대담에서 타다 등을 비롯한 공유경제에 대한 정부의 규제가 잘못되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택시면허를 불변의 진리로 보고 우버금지법, 카풀금지법, 타다금지법이 발생했다"며 "정부가 중요하게 내세운 게 혁신성장과 공유경제였는데, 반대 방향으로 가는 건 잘못된 거라고 본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대표는 먼저 타다가 운영하기 전에 영업을 할 수 없게 된 우버와 관련해 언급했다. "사실 타다금지법전에 나온 게 우버금지법"이라며 "여객운송법에 따르면 유사운송은 면허제지만 알선까지는 금지가 아니었는데, 세계적으로 유례없이 우리나라가 그것까지도 없어버리며 모든 가능성을 막아버렸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유상운송을 면허제로 하는 게 불변의 진리인가를 논의해야 한다"며 "택시를 면허제로 한 이유가 몇 가지가 있는데 교통혼잡, 요금제한, 고객안전, 기사보험, 승차거부 등 5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했는데 앱을 통해 승차서비스를 이용하면 이 문제가 풀린다"고 설명했다. 

그 근거로 타다처럼 원거리로 예약하고 안전한 장소에서 고객을 맞으면 고객을 잡으려고 경합을 벌여서 나오는 사고가 없어지는 등, 타다 등의 앱을 사용하면 면허제를 유지하기 위한 이유가 사실상 없어진다고 보았다.  승차거부도 막을 수 있다고 봤다. 

그는 "면허제를 불변의 진리로 만들어 놓고 우버금지법 만들고 출퇴근 카풀금지 만들고 11인승 운전자 알선까지 금지하는 상황(타다금지법)이 발생했다"며 "정부가 중요하게 내세운 게 혁신성장과 공유경제였는데, 반대 방향으로 가는 건 잘못된 거라고 본다"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이어 "면허권이라는 제도를 과도하게 보호하는 게 맞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보호하는 건 역할이지만 미래를 놓고 보면 미래 만드는 산업들이 잘 나올 수 없는 것이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또 "지금 택시가 수송부담률을 3%, 승용차가 50%다"라며 "택시 수송부담률은 매년 감소하는데 그 체계에서 50% 자동차 소유 놔두고 3% 효율화 시켜서 3.3% 수송부담률이 되는 게 맞는지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법인택시의 열악한 현실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법인택시가 우버의 나쁜점만 가지고 운영되고 있는데, 사납금부터 최저임금도 어겨서 50~60시간 일하고 160만원도 못 받아간다"며 "미래 큰 변화에 대해 모든 산업과 주체들이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고민하는 게 오늘 같은 이야기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와 함께 대담한 박경신 고려대 교수는 "자동차 수 줄이거나 고전적 공유경제를 언급하는 것보다 중요한 건 택시업계의 로비"라며 "노동자 처우문제를 어떻게 돌파할까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타다와 관련한 검찰의 기소와 관련해서도 아쉬움을 나타냈지만, 우리사회의 논의를 키우는 과정으로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솔직히 기소한 건 검찰에서 아쉽지만 사회적으로 이런 판단을 같이 고민하고 법원에서 판단하는 건 나쁘지 않다"며 "법원판단 기다리고 오래 걸리더라도 서로 설득하고 판단 받는 건 우리사회에 필요한 과정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공유경제와 법리적인 것은 별개"라며 "법리적 해석이나 재판은 공유경제라서 허용되거나 공유경제라서 합법인지와는 별개 문제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번 대담에서는 타다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택시업계에 대한 갈등을 무엇으로 규정할지에 대한 논의도 나왔다.  

사회자가 타다와 택시업계의 갈등에 대해 "신산업과 구산업의 갈등인가"라고 묻자 이 대표는 "대형 할인점 및 슈퍼마켓과 전통시장을 비교하면 신구산업 갈등이지만 온라인으로 넘어가면 그것이 신구간 갈등인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보았다. 

그러면서 "사람들의 이용습관이 바뀌면서 전반적 변화에 누가 적응하느냐의 문제"라며 "대형 할인점 제도를 강제화해도 사람들은 온라인 모바일로 구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공유경제 등 새로 나타난 트렌드를 신산업과 기존 사업과의 갈등으로만 보지 말고, 이용습관이 근본적으로 변하는 큰 트렌드로 보아야 한다는 의미다. 

공유경제가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도 언급됐다. 이 대표는 새로운 트렌드의 시대에 새로 생겨나는 일자리의 성격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노동자 측면에서도 정규직만 배치하면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 불평등을 심화할 수도 있지만, 새로운 일거리가 생기고 자기 시간을 나누면 경제 불평등을 완화시킬 수 있다"며 "상대적 관점에서는 완화시키는 요소가 크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타다의 방식을 설명하며 "타다 기사 처우도 다른업계 대비 50% 이상 좋은 처우를 하고 있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생태계를 잘 만들기 위해 쏘카 타다 등 같이 일하는 사람들에게 안전망을 우리가 먼저라도 공급하는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자리 변화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연적인 흐름으로 보았다. "갈수록 공유경제가 아니더라도 사회안전망 밖으로 가는 노동자가 많아진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기존 정규직 중심 산업에서 일자리 변화는 반대로 가고 있는데, 이를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사회의 나아갈 방향, 인공지능(AI) 기술을 정부가 강조하지만, 이는 산업 일자리를 변화시킨다"며 "이를 전제로 사회적 제도와 규칙 만들고 보완을 할지 등 사회적 대타협 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타다 영업의 근거인 11인승 운전자와 함께한 렌트카 영업을 금지하는 이른바 '타다금지법'은 국토교통위원회를 통과해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되어 있는 상황이다. 사업의 존폐 위기에 서 있는 이 대표는 페이스북 등을 통해 타다, 미래경제, 공유경제, 택시산업 등에 대해 활발하게 발언을 해 온 바 있다.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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