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를 마지막으로 이동통신 3사의 인사와 조직개편이 마무리됐다. 이번 인사에서는 인공지능(AI)과 디지털전환(DT), 신사업의 육성이 주요 키워드로 부상했다. 의사결정을 빠르게 하기 위해 조직을 통합하고 젊은 임원을 발탁해 조직을 슬림하고 젊게 바꾸는 작업도 수행됐다.
1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가장 큰 폭으로 인사와 조직개편이 이뤄진 건 KT다. 올해는 차기 CEO로 선정된 구현모 KT사장의 첫 인사와 조직개편이 이뤄졌다. 생각보다 큰 폭의 변화가 나타났다. 구 사장은 먼저 KT의 CEO 자리를 놓고 경쟁했던 박윤영 부사장을 사장으로 발탁 승진해 '투톱 사장' 체계를 이뤘다. 기존 사장단은 일선에서 물러났다.
그리고 나누어져 있던 조직을 통폐합해 슬림화했다. 커스터머&미디어와 마케팅부문을 합쳐 유무선 사업과 IPTV 사업을 총괄하게 했고, 기업과 글로벌고객을 각각 담당하던 조직과 영업, 네트워크로 나누어져 있던 지역본부를 통합했다.
이와 함께 인공지능(AI)/디지털전환(DX) 융합사업부문을 신설, 5G와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사물인터넷 기술을 함께 다루도록 했다. KT의 미래 먹거리이자 핵심 사업이 될 AI/DX 부문장은 전홍범 부사장을 보임했다.
SK텔레콤은 박정호 대표가 연임에 성공하며 인사상의 큰 변화는 없었지만, 조직에는 변화가 뚜렷했다. 박 대표는 신사업과 인공지능(AI), 디지털전환(DT)를 기반으로 한 변화를 이끌었다. CES에서는 신사업 강화를 위해 사명 변경도 추진한다는 구상을 내놓기도 했다.
박 대표는 기존 사업인 이동통신사업(MNO)와 신사업(New Biz)를 양대 축으로 조직개편했다. '코퍼레이트(Corp) 1센터'는 MNO 사업을 지원하고, 코퍼레이트 2센터는 신사업을 지원한다. 각 센터는 독립적 권한과 책임을 갖는다. 1센터의 수장은 윤풍영 센터장이, 2센터는 하형일 센터장이다.
기술 조직은 인공지능(AI)과 디지털전환(DT)를 중심으로 통합했다. 분산 운영 중인 AI센터, ICT기술센터, 디지털 전환(DT) 센터의 사업별 기술지원 기능을 AIX센터로 통합했다. 이 센터는 기존 AI센터장을 맡았던 김윤 센터장이 이어간다.
또 데이터 통합 관리와 데이터 IT인프라 기능을 수행하는 CIO 조직을 신설했다. 또 광고, 데이터 사업단과 클라우드게임 사업담당, 에지클라우드 사업본부를 통해 신사업인 광고, 게임, 클라우드 사업을 키운다.
LG유플러스는 하현회 부회장 체제를 이어가며 디지털 전환(DT) 컨트롤타워를 신설했다. 최고전략책임(CSO) 산하에 디지털 전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는 DX담당을 신설하고 이를 뒷받침할 기술 관련 조직은 DT그룹으로 일원화했다.
DT그룹은 빅데이터, AI, 클라우드 등의 분야를 맡으며 시너지를 추구한다. FC부문 산하에 미래기술개발랩(Lab), 선행서비스발굴랩도 신설했다. 새로 인수한 헬로비전과의 시너지를 위해 인터넷IPTV와 인터넷사업을 총괄하는 스마트홈부분과 모바일 사업을 담당하는 퍼스널 솔루션(PS) 부문을 통합한 컨슈머 사업총괄을 신설했다.
이번 인사에서 통신 3사의 임원들도 한층 젊어졌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통신 3사 임원들의 평균 연령은 KT 52.1세, SK텔레콤 52.4세, LG유플러스 54.5세로 1970년생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KT의 경우 임원 평균 나이는 전년 52.9세에서 올해 52.1세로 한 살 가량 낮아졌다.
통신 3사가 인공지능·디지털 전환 등 신사업을 추진하면서 이를 담당하는 임원들도 젊어진다는 평가다. 결과적으로 조직 자체가 젊어지며 젊은 임직원들이 사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인공지능과 디지털전환 등 미래 사업에 대한 대비가 두드러졌다"며 "신사업 분야에서 의사결정 단계를 줄이고 신속하게 의사결정하여 세계적인 트렌드에 발맞추려는 추세"라고 말했다.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